마라톤 매니어 피셔 독일 외무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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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요슈카 피셔(56) 독일 외무장관이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독일의 일간 빌트지는 그가 지난주 일요일(지난달 26일)부터 다시 단축마라톤에 나섰다고 1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14㎞를 1시간27분에 주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달리기를 마친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 아직은 몸이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건강을 과시했다.

무절제한 식사로 한때 112㎏의 우람한 몸매를 지녔던 그는 97년 마라톤을 시작해 불과 1년 만에 몸무게를 37㎏이나 줄여 화제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기자 출신의 네번째 부인 레스케와 이혼한 후유증과 잦은 출장으로 달리기를 그만뒀다.

특히 28년 연하의 새 연인 미누 바라티(28)를 만나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그동안 엄격하게 절제했던 고기와 와인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다.

사실상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달리기까지 그만두면서 그는 몸무게가 다시 급격히 불어나는 요요현상에 시달려 왔다.

양복이 미어터져 단추를 채우기 힘들 정도여서 주변 인사들은 그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다.

피셔 장관은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당초 유럽연합(EU)의 초대 외무장관 직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자 이제는 2006년 12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의 뒤를 이어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겨냥하고 있다고 현지 케이블방송인 3sat은 보도하고 있다.

노숙자.택시운전사 등 특이한 경력을 지닌 피셔 장관은 국내에서도 발간된 '나는 달린다'라는 자서전을 통해 마라톤 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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