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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100주기 대대적 추모행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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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내년은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주제페 베르디(1813~1901)가 세상을 떠난지 꼭 1백년 되는 해. 올 가을 시즌부터 유럽 각지에서는 공연.전시.학술대회 등으로 그의 음악과 삶을 재조명하는 대대적인 추모행사가 열린다.

추모행사의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최근 '베르디 문화협회' 로 이름을 바꾼 '베르디 페스티벌 재단' (http://www.giuseppeverdi.it). 지난 1985년 베르디의 탄생지인 부세토가 속해 있는 파르마 주의 기업인들이 설립, '지금까지 '오페라페스티벌과 학술대회.전시회를 개최해왔다.

97년 2월 문화계 저명 인사들로 1백주기 추모행사 추진위원회가 조직됐고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수상이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여기에는 각부 장관, 밀라노 스칼라 극장장, 파르마 극장 총감독,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리카르도 무티.주제페 시노폴리, 테너 카를로 베르콘치,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 등이 포함돼 있다.

에밀리아 로마냐와 파르마 주정부의 후원으로 파르마 엑스포에 5천명을 수용할 수 전시장이 마련되고 라조 쿠사니 궁정 건물을 베르디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또 베르디 생가는 공연장.멀티미디어 전시장.레스토랑.매점을 갖춘 베르디 센터로 탈바꿈해 방문객을 맞는다.

베르디문화협회는 파르마에 '베르디 오페라 스튜디오' 라는 오페라 전문 과정을 개설, 페스티벌에 출연할 신인 가수들을 양성하고 있다.

밀라노 스칼라 극장은 올해 시즌 타이틀을 '베르디를 위한 스칼라' 로 내걸고 대대적인 베르디 페스티벌을 연다.

오는 12월 7일 '일 트로바토레' 공연을 시작으로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팔슈타프' '가면무도회' '맥베스' '오텔로' '운명의 힘' '예루살렘' '루이자 밀러' 등을 공연한다.

또 서거 당일인 1월 27일에는 밀라노 산 마르코 성당에서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로 베르디의 '레퀴엠' 을 연주한다. 이 곡은 1백년전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베르디의 장례행렬을 이끌었던 작품.

학술행사로는 파르마 베르디연구소와 뉴욕대 베르디 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세미나가 내년 1월 파르마와 뉴욕대.예일대에서 열린다. 주제는 베르디 음악의 보급과 수용, 작곡가로서의 이미지 변화 등. 기념전도 활발하다.

내년 3월 14일부터 5월 31일까지 파르마 콜로르노 팔라조 듀칼레와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베르디와 18세기 유럽 문화' 라는 주제의 전시가 열린다. 유럽의 사회적 문화적 격변기 속에서 활동하던 베르디의 모습을 조명하는 것.

한편 베르디의 오페라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독일 작가 페터 슈미트 쇤베르크(58)의 회화 26점이 베를린 도이체오퍼 로비에서 전시된다.

그는 88년 바이로이트와 베를린에서 바그너전, 99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프랑스풍의 회화적 콘서트전' 을 개최한 바 있다.

오페라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에 문화적 자긍심과 애국심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부를 가져다 준 베르디는 대중에게 친숙한 오페라를 가장 많이 남긴 작곡가로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세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등장 인물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선율로 빚어내 듣는 이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하도록 하는 천부적 재능의 소유자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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