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넷포츠 콘텐츠팀장 박동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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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60년생. 마흔살이라곤 믿기지 않는 차림으로 나타났다. 5백㏄짜리 대형 오토바이에 머리엔 두건을 쓰고 바다색 선글라스까지 꼈다.

레포츠 전문 사이트인 ㈜넷포츠(http://www.netports.co.kr)의 박동화 콘텐츠팀장은 회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회사가 진취적이어서 맘에 듭니다. 직원들이 대부분 20대 젊은 사람들이어서 의견을 나눌 때 꺼리는 구석이 전혀 없더군요. 딱 내 스타일입니다."

레포츠 관련 업체답게 직원들은 스케이트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사무실을 돌아다닌다. 그렇다면 박팀장은? 양말마저 벗어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닌다.

이유는 "시원하니까" .

"직원들이 저를 도사님이라고 부릅니다. 4개월 전에 회사에 합류했는데' 그때부터' 그렇게들 부르더라고요."

사실 그는 레포츠계의 도사다. 대학 때 산악 사진을 찍기 위해 암벽 등반을 따라 나선 게 시작이었다. 새로운 암벽에 도전할 때마다 무서웠지만 두려움을 이겨낼 때의 성취감은 대단한 매력이었다.

"군 제대 후에는 잠수복 공장과 등산용품업체 등에서 주로 일했죠. 그러면서 스키나 패러글라이딩.카누.산악자전거(MTB)등에 푹 빠졌어요."

MTB를 타고 땅끝마을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을 따라 달렸고, 암벽 등반으로 북한산 인수봉을 오른 뒤 패러글라이딩으로 날아오르기도 했다.

지금도 MTB.스쿠터.오토바이.트럭.승용차 등 온갖 종류의 탈 것에 40명분의 야영장비를 갖고 있을 정도다.

"제가 즐기는 레포츠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동력이 없어야 하고, 야영을 즐길 수 있고, 산이 있어야 합니다."

박팀장은 한달에 25일은 출장을 간다. 캠코더로 레포츠 현장을 화면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산악 촬영부터 수중 촬영까지 혼자서 해낸다. 하지만 자신이 레포츠에 천부적인 자질을 가졌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운동신경이 무뎌 남들보다 늦게 배우는 편입니다. 그저 죽어라고 노력하는 쪽이죠."

국내에 레포츠 관련 교재가 부족한 걸 아쉬워해 온 그는 요즘 '패러글라이딩 등 '레포츠 비디

오 교본을 발간하는 작업을 준비중이다.

남들처럼 안정된 직장없이 살아왔지만 "미래가 불투명할지라도 암울하진 않습니다" 며 환히 웃는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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