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창호의 부활을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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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본선16강전> ○·딩웨이 9단 ●·이창호 9단

제6보(55~63)=2010년 세계 바둑은 한국 대 중국의 패권 다툼이 한층 격렬해질 전망이다. 한국엔 이창호·이세돌 ‘양 이(李)’와 함께 최철한·박영훈, 그리고 신진세력으로 강동윤·김지석·박정환이 있다. 이들 7명은 바로 2009년 국내외에서 우승컵을 따낸 인물들이기도 하다. 중국은 구리·쿵제를 선두로 후야오위·왕시·추쥔·류싱이 있고 신진세력으로 천야오예·저우루이양·구링이·리청·퉈자시 등 셀 수 없이 많은 신인이 있다. 중국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고 수적으로도 한국이 크게 밀린다. 더구나 한국의 이창호는 유일한 30대로 강력한 파워가 한풀 꺾인 감이 있다. 그러나 한국 바둑은 저 변두리에서 기적처럼 일어선 역사가 있다. 앞으로 일어날 기적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이창호의 부활’이 될 것이다. 신기록으로 점철된 그의 바둑 인생은 뭔가 아직 보여줄 것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의 한·중 결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창호 9단이 55 자리를 기필코 차지한 이유는 이곳이 근거의 요소이기도 하지만 이 수가 있어야 노림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참고도’ 흑1, 3은 귀에 대한 상용의 수순. 그러나 지금은 6까지 흑만 궁지에 몰리게 된다. 55에 딩웨이 9단이 56을 서두른 것도 같은 이유. 그러나 62의 움직임은 무겁고 뒤늦은 감이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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