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톤은 68년 이탈리아 나폴리 지역에서 대대로 수제 양복을 만들던 치로 파오네와 안토니오 카를로스가 설립했다. 이를 국내에 수입하는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코너스톤CIG의 데이비드 조(41·사진) 회장으로부터 명품 양복의 제조 과정을 들어 봤다.
키톤은 나폴리 현지에서 대를 이어 양복을 만드는 이탈리아 재단사 400여 명이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 재봉틀조차 쓰지 않고, 가위·무쇠 다리미 등 대부분의 도구는 100년 전 전래의 공구 그대로다. 양복 한 벌에 바느질 4000땀 이상을 들인다. 조 회장은 “아무리 첨단 기계라도 장인의 손놀림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명품 양복 ‘키톤’은 수작업으로 만들어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다. [키톤 제공]
키톤 본사의 안토니오 데 마테이스(45) 최고경영자가 품질을 자랑하려고 자주 하는 행동은 1000여만원짜리 양복을 마구 구겨서 깔고 앉았다가 털어서 입어보는 것이다. 탁탁 털기만 해도 80%의 주름은 자연스럽게 펴진다. 또 심지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착용감이 좋다. 조 회장은 “해외 여행이 잦은 최고경영자들이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상의를 벗지 않고 있어도 될 만큼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셔츠의 경우도 수제 공정을 내세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17단계라고 한다. 단추도 키톤이 개발한 독자적인 ‘세 발 스티치’ 기법으로 꿰매 실이 풀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역시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넥타이는 세븐 폴드, 즉 헝겊 전체를 7번 접어 살짝 시침질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타이의 이상적인 곡면을 잡아내기 위해서다.
신사화 역시 최고급 가죽을 손으로 꿰매는 100% 수작업이다. 조 회장은 “자연스러운 갈색은 인공적으로 색을 입힌 것이 아니라 수백 번의 색 처리 후 천연 레몬을 이용해 마감 처리를 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키톤은 2007년 7월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지하에 1호 매장을 내면서 국내에 들어왔다. 초기에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애용하는 ‘이건희 양복’으로 알려져 입소문을 탔다. 국내 연예인 가운데는 배우 노주현씨가 즐겨 입는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