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비싸졌어요] 시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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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여름 시금치 값이 금값이다.

지난 5, 6월만 해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시금치 도매시세는 상품(上品) 한단에 2백70~3백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26일 현재 다섯배 정도로 급상승한 1천4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마트 등 할인점에서는 1천8백~1천9백원을 줘야 한단을 살 수 있다. 이렇게까지 시금치 값이 폭등한 것은 1994년 이후 가장 더운 올 여름날씨 탓이다. 시금치가 시들어버려 출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5, 6월 가락동시장에 70t 이상 반입되던 시금치가 최근에는 35t 내외만 들어오고 있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탓도 크다. 지난 5, 6월에 시금치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크게 줄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여름 휴가철이 시작하면서 휴가지용 김밥 재료로 시금치 수요가 늘면서 값이 크게 상승했다.

예년보다 보름 정도 빨라진 추석 수요에 대비해 재배농가에서 일찌감치 밭갈이를 하면서 아직 수확하지 않은 시금치를 폐기해 버린 것도 한 요인이다.

재배농가에서 나물류의 수요가 많아지는 추석을 대비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여름 시금치 판매를 포기해 버린 것이다.

한화유통의 임진웅 야채 바이어는 "시금치 가격의 상승세는 현재 재배하는 가을 시금치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9월에나 주춤할 것으로 예상한다" 며 "8월까지는 시중 물량이 부족해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한단에 2천원 이상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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