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현대건설 채권 만기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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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은행권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건설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대출금 만기 연장을 결의했다.

현대건설은 연내에 총 1조5천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키로 하고 금융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金璟林)행장을 비롯한 12개 시중은행장들은 26일 오후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은행장회의를 열어 이날부터 현대건설 여신을 회수하지 않고 만기 연장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은행장들은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CP를 회수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미수채권 증가와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현재 추진 중인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크다" 며 "자산매각으로 돈을 마련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지난달 이후 자체자금으로 2천8백억원을 상환했다" 며 "연말까지 갚아야하는 총차입금은 2조2천억원이며, 이중 CP와 회사채가 9천억원에 이른다" 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방글라데시 시멘트공장(4천만달러, 8월 중)과 광화문 사옥 매각(7백억원), 보유 유가증권 처분 등을 통해 올해 총 1조5천억원의 자구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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