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자세 무너지는 분들에게 추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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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헬스코치“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술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즐겨 부르던 권주가는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요즘은 노래방에서 최신 가요로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술자리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어떤 일을 하든지 오랜 시간 앉아 있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자세가 나오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꼿꼿하게 앉아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자세가 무너진다. 급기야 비스듬히 드러눕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새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많이 벌어지는 ‘고도리’ 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자세가 무너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자세유지근육들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자세유지근육은 몸통을 둘러싸고 허리를 안정화 시켜주는 큰 체간 근육과 작은 내재근들을 말한다. 이들 근육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동원되어야 운동 조절도 되고 안정성이 유지된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원인이 몸통과 복부 근육의 약화로 근력과 지구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몸통의 앞쪽에 있는 굴곡 근육은 복부의 스프링 힘을 증가시키면서 복부내압을 높여 안정성에 기여하게 되고, 몸통의 뒤쪽에 있는 신전 근육은 척추의 바른 정렬과 등쪽 힘을 증가시켜 같은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몸통 운동을 하지 않거나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들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평상시에는 몸통을 펴 주는 근육이 구부리는 근육보다 1.1:1 정도로 약간 강하지만 허리가 아픈 사람들이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경우 평균 1:4.6 정도로 등쪽의 신전 근육이 현저하게 약화된다.

이럴 때는 저항운동, 체조운동, 유산소운동 모두가 허리 주위의 근육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늘은 척추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운동치료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중심안정성(core stability) 운동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중심안정성 운동을 실시하게 되면 짧아진 근육은 늘려주고 몸통 근육은 강화되어 몸통의 안정성과 대칭성이 좋아지면서 자세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일상생활에서 적용하기 쉬운 몇 가지 허리 중심안정화 운동이다.

우선 무릎을 세우고 누운 상태에서 골반을 기울이며 허리를 바닥에 완전히 밀착시키고 그 상태를 약 30초 유지한다.(사진 1 참고)

다음으로 무릎을 세우고 누운 상태에서 숨을 내쉬면서 꼬리뼈부터 천천히 등 위쪽까지 차례로 위로 들어 올렸다가 반대로 호흡을 들이쉬면서 내려온다(사진 2 참고). 이 동작은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번에는 자세는 똑 같이 유지하면서 한쪽 다리와 반대쪽 팔을 바닥에서 들어 멀리 뻗어본다(사진 3 참고). 이 때 골반이 내려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같은 자세에서 팔을 천장으로 들어올리고, 숨을 내쉬면서 견갑골 아래 부분까지 말아 올리듯이 일어난다. 이 때 시선은 무릎을 바라보며 복부를 강하게 수축시킨다.(사진 4 참고)

이번에는 한쪽 다리는 앞으로 굽히고 반대편 다리는 뒤로 완전히 뻗으면서 견갑골까지 상체를 일으켜 양손으로 앞에 있는 무릎을 잡아준다. 이때에도 시선은 무릎을 보고 복부를 수축시키되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사진 5 참고)

이번에는 몸을 돌려 복부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양손을 뒤에서 깍지를 끼거나 양팔을 W모양을 만든다. 이 동작을 할 때 숨을 내쉬며 상체를 일으켜 4-5초 유지하다가 천천히 내려오면 된다.(사진 6 참고)

다음 동작은 흔히 말하는 푸쉬엎 자세에서 팔꿈치를 굽혀 바닥에 대고 어깨부터 발뒤꿈치까지 몸통이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이 동작을 할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허리가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사진 7 참고)

다음으로 다리는 골반간격, 양팔은 어깨넓이로 벌리고 바닥을 짚고 숨을 내쉬면서 오른팔과 왼다리를 들어주는 동작을 반대쪽으로 번갈아 5회씩 실시한다. 이 동작을 할 때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도록 해야 효과적이다(사진 8 참고). 흔히 이 동작을 허리 안정화 운동의 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마치 자세가 인어공주 같다 하여 인어공주자세로 이름 붙여진 동작이다. 옆으로 모로 누운 자세에서 골반을 들어 올리며 한쪽 손과 발끝으로 몸을 지지하고 머리끝에서 발까지 길게 펴는 느낌을 유지한다(사진 9 참고). 처음에는 팔꿈치를 구부려서 하고 점차 익숙해지면 양 팔 모두 곧게 펴주면 된다. 이때에도 바닥에 있는 손목이 꺾이거나 팔꿈치관절이 꺾이지 않게 해야 한다.

올해는 모두들 꼿꼿한 자세로 새해를 맞이하시고, 장시간 동안 한결 같은 자세로 집중력 있게 모든 일을 해서 성공적인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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