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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으로 만드는 견학기록문

중앙일보

입력


이번 방학에도 어김없이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 볼 계획을 세워놓은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다녀온 후 견학기록문을 작성하지 않으면 시간낭비가 되기 십상이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견학기록문을 나만의 아트북으로 만들어 의미 있는 박물관·미술관 투어를 해보는 건 어떨까?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시립어린이 도서관에서는 방학을 맞은 2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견학기록문을 나만의 아트북으로 만들어보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책을 만드는 경험을 통해 표현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된 이번 프로그램은 11월 29일부터 총 네차례에 걸쳐 매주 일요일 진행됐다.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자료봉사과 현희정씨는 “강좌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며 “약 3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지루해하는 학생 하나 없이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게 아트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현씨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반응이 좋아 다가오는 여름방학에도 북아트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아트는 어린이들이 책이나 체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감상을 직접 책으로 만들어 표현하는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기표현 방법 중 하나다. 최연자 북아트 강사는 “통합적 사고력이 요구되는 현대사회에서 북아트는 ‘멀티플 독서법’의 하나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라며 “학생 개인의 독창적인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는 입학사정관제가 더욱 확대되면서 북아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견학 기록문을 아트북으로 만들어보게 하면 아이들이 방문지에서 본 유물이나 전시물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는 것은 물론 종이를 각도에 맞게 오려 붙이는 과정 등을 통해 수학적예술적 감각까지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견학기록문을 아트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견학장소를 정해 그곳을 꼼꼼히 둘러봐야 한다. 그런 다음 인상 깊었던 유물이나 전시관 등을 2~3개 정도 택해 아트북에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한다. 그림을 그려도 좋고 브로셔를 오려 붙여도 괜찮다. 단 책 전체를 유물소개 등으로만 가득 채워선 안 된다. 가운데 2~4쪽 정도는 견학기록문에서 가장 중요한 감상을 적어야 한다. 견학장소에 가게 된 동기, 그곳에서 있었던 일, 가장 인상 깊었던 유물이나 전시품, 견학장소에 가 본 느낌 등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면 된다. 마지막에는 견학장소와 관련된 신문기사 등을 오려 붙인 다음 한 쪽에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두면 좋다.

그림을 예쁘게 그려야만 훌륭한 아트북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농업 박물관을 견학장소로 택한 조민선(일신초3)양은 아트북에 오려 붙일 브로셔를 몇 개 챙겨왔다. 조양은 “그림을 잘 못 그려 걱정했는데 브로셔와 인터넷에서 출력한 자료 등을 활용하니 쉽고 간편했다”고 말했다. 유경(동신초3)양은 농업박물관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빗살무늬 토기와 움집을 팝업형태로 만들었다. 가위로 책이 접히는 부분을 반만 잘라 안으로 접어 넣으니 원하는 모양이 완성됐다. 그 위에 색연필로 색을 칠하고 종이를 오려 붙이니 제법 그럴듯한 토기와 움집 모양이 나왔다. 유양은 “서점에서 우연히 본팝 업북이 신기해 언젠가 한번쯤은 꼭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들어보니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며 “이걸로 방학 숙제 하나는 벌써 해결됐다”며 웃었다.

책 만드는 과정을 학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아트북 만들기의 장점이다. 최 강사는 “아트북 만들기가 겉모양을 화려하고 예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며 “책 만들기를 통해 더 알아보고 싶은 점 등을 찾아보고 자신의 관심사를 자연스레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수민(영훈초4)양은 “아트북을 만들면서 박물관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 더 알아보고 싶은 것 을 발견했다”며 “내 손으로 아트북을 여러 권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설명]① 서울시립어린이 도서관에서 견학기록문을 아트북으로 만들어보는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② 아트북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종이를 찢어 붙여 움집을 완성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


견학기록문을 나만의 아트북으로

준비물 : 필기도구, 풀, 가위, 색연필, 사인펜, 연습용 노트
만드는 순서
①도톰하고 색상표현이 잘 되는 4절 백상지를 2등분 한 후 반으로 접은것을 7개 만든다.
②7개 백상지의 겉과 겉을 본드나 테이프로 붙여서 책의 형태로 만든다.
③겉표지에 견학기록문 제목과 이름을 적는다. 책등에 접착펠트지를 붙여주면 쉽게 찢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④첫 번째 페이지에는 견학장소의 위치와 소개 등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⑤두 번째 페이지에는 브로셔를 이용해 전시관에서 본 유물, 견학장소에서 본 전시물 등을 오려 붙인다.
⑥세 번째 페이지에는 나만의 견학감상문을 적는다.
⑦네 번째, 다섯 번째 페이지에는 인상 깊었던 유물을 팝업형태로 만든다.
⑧마지막 페이지에는 유물 또는 견학장소와 관련된 신문기사 등을 스크랩해 붙이고 내용과 관련된 자신의 견해를 따로 정리해둔다.

아트북 만들기에 도움이 될 만한 곳

- 즐거운 책만들기 교실(www.kidsbookart.com): 책 만드는 방법은 물론 독특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곳
- 책만들며 크는 학교(www.makingbook.net): 학생들을 위한 간단한 책 만들기 방법 소개
-이지메이드(www.egmade.co.kr): 책 만들기 강좌신청 가능
- 북스카우트(www.bookscout.co.kr): 유아초등교육커뮤니티로 북아트 하는 법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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