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기회로 … 증시 1년새 50%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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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코스피지수가 30일 1682.77을 기록하며 올해 마지막 증시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30일 1124.47포인트로 장을 마감한 지 1년 만에 49.65% 상승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로 달라진 글로벌 경제 구도에서 수혜를 봤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왔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피한 신흥시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 가면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아시아 국가엔 투자 자금이 쏠렸다. 외국인은 5년 만에 대대적인 순매수로 돌아서며 코스피시장에서 무려 32조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1998년 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다.

기관이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외국인이 이를 다 소화해 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9조2579억원)와 금융업(5조2579억원)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한국 시장이 편입되면서 영국계 자금 유입이 3분기에 급증했다.

수출 대기업은 위기 때면 나타나는 ‘승자 독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국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기업은 기술 경쟁력과 환율 효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갔다. 연초 46만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9월엔 사상 최고가인 82만9000원까지 뛰었다. 4만원대이던 현대차 주가는 200% 넘게 뛰어 30일 장중 사상 최고가(12만2000원)를 기록했다.

시가 총액이 큰 블루칩이 움직이자 코스피지수는 3월 초 바닥(1018.81)을 찍고 9월 말 1718 선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이후 4분기 기업 실적 상승세가 약화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수는 한동안 쉬어 갔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이 다시 IT·자동차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가 1680 선을 되찾았다.

내년 주식시장은 1월 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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