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선 사극, 북한TV선 스포츠극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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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근 남한TV에선 '허준' 에 이어 '태조 왕건' 등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북한 TV에선 스포츠 드라마가 독특한 소재와 파격적인 장면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복무자세를 주제로 다뤄왔던 북한 드라마의 경향성에 비춰 볼 때 이같은 움직임은 북한 사회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2, 13일 오후 8시 보도가 끝난 직후 수중무용(수중발레)선수들의 애환을 소재로 한 '갈매기' 를 방영했다.

이 드라마는 남북 정상회담 기간을 전후로 방영, 화제를 모았던 '휘날리는 댕기' 에 이은 스포츠 드라마로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휘날리는 댕기' 는 여성 예술체조 선수들의 애환을, '갈매기' 는 수중발레 선수들의 얘기를 소재로 삼고 있는데 바로 이같은 '소재의 파격성' 이 젊은이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여성들의 노출도 과감해서 변화의 바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갈매기' 는 수중발레 선수들이 해변에서 훈련하는 모습으로 첫 장면을 시작한다. 주제는 선수들의 동료애와 최고를 지향하는 스포츠 정신. 북한 최대의 편의 봉사시설인 평양 창광원이 후원한 이 드라마의 제작진 역시 전례없이 화려하다.

북한 최고 인기작으로 알려진 '종달새' 의 연출가 신정남씨(공훈연출가)가 연출을, 역시 '종달새' 의 작가 손광수씨가 극본을 각각 맡았다.

주제가는 공훈예술가 윤광민씨가 작사했고 출연진에는 공훈배우 방석운.김광렬씨가 참여하는 등 탄탄한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다.

'갈매기' 에는 북한의 국가대표팀인 국가종합 체육선수단이 찬조출연해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는 등 곳곳에서 드라마 제작의 국가적 지원을 느끼게 한다.

한편 뛰어난 미모에 연기력을 겸비한 체조선수들의 우아한 동작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휘날리는 댕기' 에는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공훈체육인 3~4명과 현역 체조선수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예술체조 지도원(감독)이 여러 부류의 체조선수들을 잘 조화시켜 세계체조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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