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세워보는 여름방학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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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엄마들이 바빠진다. 하루 세끼 식사 준비는 물론이고 아이들 공부까지 엄마 몫이 된다. 캠프 한번, 가족 휴가 한번 다녀오고 나면 어느새 방학은 벌써 막바지. 아이들도 엄마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방학이 끝날때 쯤 아쉬움보다 뿌듯함을 남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주로 다가온 여름방학을 앞두고 계획을 짜느라 바쁜 주부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마당과 창고를 아이들의 상설 놀이터로〓텐트를 이용해 아이들의 아지트를 만들어 준다.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파트일 경우에도 놀이터 근처나 나무그늘에 장소를 마련해 이웃끼리 여러 채의 텐트를 칠 수 있다.

낮에는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로, 밤에는 부모와 함께 별자리를 관찰하거나 시원한 수박을 나눠 먹는 장소가 된다. 도심속의 시골 야영장을 마련하는 셈.

주부 박윤미(45.서울 도봉구 수유동)씨는 한밤 텐트의 화재 위험도 줄이고 운치있는 분위기를 돋우는 방법으로 수박껍질 등불 만들기를 제안했다.

수박을 위부분만 도려내고 안을 파 먹은후 그 안에 촛불을 넣는다. 껍질 중간중간에는 구멍을 내면 썩 괜찮은 수박 등불이 된다.

▶테마를 정해 여행계획을 세운다〓가족 여행을 떠날 때에는 각종 자료를 통해 미리 역사와 지리에 대한 사전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부 윤정숙(44.서울 강남구 잠원동)씨는 "여행 지역을 정하고 나면 부모가 먼저 그 곳을 답사해야 한다.

미리 가볼만한 곳, 할만한 놀이 등을 정해놓지 않으면 여행지에 도착해 실망하거나 허송세월을 보낼 수 있다" 고 조언한다.

일단 테마가 정해졌다고 해서 아이들의 기호를 무시한 채 무턱대고 테마대로만 여행을 진행하는 것도 금물.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코스를 개발해 역사학습과 좋아하는 놀이를 병행해야 한다.

윤씨는 올해 여행지로 백령도를 선택했다. 사전답사를 통해 그곳의 자연휴양림과 자연산 메기와 열목어 등을 잡는 밤낚시 코스를 개발했다. 그 밖의 코스는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정하게 할 예정이다.

▶복습으로 기초를 탄탄하게〓학기중에 미처 풀지 못했던 학습지를 선택해 문제를 풀도록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예습하는 것보다 복습을 통해 배운 것을 되돌아보는 것이 흥미도 더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길 수 있다.

주부 윤미정(38.서울 노원구 상계동)씨가 말하는 노하우 한토막. '아이가 풀기 싫어한다면 홀수번만 풀게 한다거나 문제와 답만이라도 읽게 해서 한번 훑어보게 만든다' 는 것.

예습 위주의 학습방식은 다음 학기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킨다는 것이 윤씨의 주장이다.

방학때 하는 복습으로 평소 기초를 탄탄하게 닦아놓으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회화 시간〓주부 김은주(35.경기도 분당구 서현동)씨는 방학 동안 집에서 아이들과 한시간씩 영어회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유명한 회화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기도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김씨는 아예 회화책과 인터넷의 영어사이트를 이용해 자신의 공부 내용을 아이들과 함께 생활속에서 응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처음엔 조금 쑥스럽기도 했지만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영어에 익숙해지는데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며 "올 여름방학엔 아예 학원에 안보내고 집에서 영어에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방학은 자연과 사람을 배우는 시간〓아이들이 중학교에 올라가고 나면 학교공부에 치여 부모들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방학은 유일한 아이들의 자유시간. 시골의 부모님을 찾아가 사촌형 등 친지들과 어울릴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다.

각종 사회단체에서 실시하는 자연 캠프를 잘 고르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과 자연을 배우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

게을러지기 쉬운 여름방학 중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늦게 함께 조깅을 하는 등 운동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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