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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병앓는 콘크리트] 3. 바닷가 교량들 염분피해 실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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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바다 근처 교량들에 대한 내염(耐鹽)조치는 안전뿐만 아니라 사회간접자본의 관리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제는 염해의 심각성이 확인된 만큼 설계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된 재료를 사용하고 내염처리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비래(飛來)염분 피해〓일본에는 비래염분이 해안은 물론 강한 계절풍 등을 타고 내륙까지 들어온다는 보고가 있다.

도쿄(東京)대 생산기술연구소가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에 콘크리트를 놓아두고 염분의 영향을 관찰한 결과 신칸센(新幹線) 교각의 3배 강도인 콘크리트 철근도 부식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내 실험 결과도 있다. 대진대 김성수 교수는 1995년 인천 송도 해안에서 1년 동안 철근 콘크리트를 노출시킨 후 염분침투 및 철근부식 정도를 조사했다.

이 결과 침투한 염분량이 콘크리트 깊이 1~2㎝에서는 0.379%, 4~5㎝에서는 0.033%로 상당히 많았고 철근부식 면적도 덮개 1㎝일 때 80%나 됐다.

金교수는 "염분이 침투해 콘크리트 안에 쌓이면 철근을 부식시킬 뿐 아니라 콘크리트 중성화를 촉진, 내구성을 저하시킨다" 며 "덮개 5㎝의 철근인 경우에도 16년이면 철근부식이 발생할 수 있는 염분량이 침투할 것" 이라고 추정했다.

한양대 콘크리트연구실 김홍삼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신설 구조물들에 대한 염해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사회간접자본의 수명단축에 따른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고 강조했다.

◇ 대응 실태〓서해대교는 부족하나마 국내에서 비래염분 대책을 처음 적용한 교량이다. 실시설계 때 교각 일부에 대한 내염도장 계획을 반영했고, 착공 3년 후 일부 교각의 물보라 부위에 내염도료와 침투식 발수제(潑水劑)등을 발랐다.

그러나 99년 침투식 발수제 성능에 대한 시비가 일면서 내염 대책 시행이 중단됐다. 감사원은 99년 3월에 "현장조건에 부합하는 실험을 통해 내염도장 재료를 선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 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서울대 에너지자원 신기술연구소에 '염분침투량 측정시험' 을 의뢰했다.연구소는 교각 17개를 대상으로 콘크리트 속 2.5㎝까지 0.5㎝마다 염분 함유량을 조사한 결과 KS 허용기준치를 최고 1백배 초과하는 염분이 이미 교각 안에 침투했음을 밝혀냈다.

이 내용을 제출받은 감사원은 서남해안가 다른 교량들의 염해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언제 서해대교 콘크리트 내 철근이 부식할 것인가' 에 대한 실험을 전문가에게 의뢰했다.

이 실험에서 내염도장을 안한 물보라 교각은 지금부터 3.09년 후에, 내염도장을 한 물보라 교각도 9.98년이 지나면 철근부식이 시작될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해상대기부의 경우도 2.78년이면 철근 부근 허용염화물이 기준치를 넘고 12.76년 후에는 철근이 부식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조만간 건설교통부 등 관련 기관에 통보, 구체적인 내염 시방기준과 세부지침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음성직 전문위원

[도움말 주신 분]

▶서울시립대 이창수 교수

▶대진대 김성수 교수

▶대구대 정재동 교수

▶중앙대 정영수 교수

▶한국재난연구원 윤영조 박사

▶한국건설방식연구소 이사장 이의호 박사

[특별취재팀]

▶사회부〓음성직 수석전문위원, 하재식 기자

▶전국부〓김석기 차장, 김영훈 기자

▶경제부〓이재훈 기자

▶산업부〓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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