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정부 “한국인 살해 알카에다 소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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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예멘 정부가 지난 6월 발생한 한국인과 독일인 납치·살해 사건이 알카에다의 소행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라샤드 알아라이미 예멘 국방차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알카에다가 6월 예멘 내 시아파 반군인 ‘하우티스’의 도움을 받아 북부 사다 지역에서 외국인 9명을 납치했다”며 “이 중 한국인 여성 한 명과 독일인 여성 2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당시 납치된 외국인은 한국인 엄영선씨를 비롯해 독일인 7명, 영국인 1명이었다. 이 중 3명은 피랍 직후 총상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살해된 이들은 모두 네덜란드 의료자선단체 소속으로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현재까지 다른 사람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납치된 독일인 부부의 자녀 3명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최근 예멘 정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생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멘의 부족 세력들이 중앙정부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외국인을 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사건은 지역 반군 세력의 지원을 받아 알카에다가 저지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예멘 당국은 24일 수도 사나에서 동쪽으로 650㎞ 떨어진 샤브와주 산악지대의 알카에다 은신처를 공습해 3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의 지도자인 나세르 알와하이시와 지난달 초 미국 포트 후드 기지의 총기 난사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와르 알올라키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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