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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인선기준따라 컴퓨터 추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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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3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합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적십자사와 이북도민회 등을 찾은 실향민들은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의 이산가족찾기 신청접수 창구에는 적십자회담 타결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실향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함경남도 북청군 북청읍이 고향인 김송죽(金松竹.71.여)씨는 "회담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에 부랴부랴 상봉 신청을 하러 나왔다" 면서 "헤어질 당시 열살 전후였던 남동생들의 모습이 벌써 눈앞에 어른거린다" 고 말했다.

이산가족찾기 창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박경아(朴慶娥.19.배재여대2)씨는 "가슴아픈 사연을 가진 실향민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그 분들이 하루 빨리 헤어진 가족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위원회 역시 실향민들의 기대로 가득찼다. 강원도내 북한 지역이 고향인 신창호(申昌鎬.70)씨는 "북에 두고 온 딸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못하고 피란왔다" 며 "이제야 그 핏덩이를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평북도민회 이성만(李成萬)총무부장은 "1백명 정도의 실향민만 고향을 방문하게 돼 너무 적다는 반응도 있지만 첫걸음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대책본부 박성은(朴誠恩.44)사업운영팀장은 "적십자회담의 합의 내용을 검토, 곧 인선위원회를 열 것" 이라며 "지난번 인선위에서 결정된 나이.지역 등의 기준에 따라 추려낸 인원 가운데 컴퓨터 추첨으로 최종 방문단을 선정하겠다" 고 말했다.

정효식.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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