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종교분쟁 난민선 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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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자카르타〓연합] 인도네시아 동북부 말루쿠지역에서 최근 악화된 종교분쟁을 피해 외부로 탈출하려던 난민 2백90명과 일반 승객 1백86명.승무원 16명 등 총 4백92명을 태운 선박이 29일 오후 폭풍우 속에 침몰,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목재 여객선인 차하야 바하리호는 이날 북말루쿠의 최대 섬인 할마헤라에 있는 토벨로항에서 승객들을 싣고 북부 술라웨시 주도인 마나도로 항해하던 중 오후 1시쯤 목적지에서 65㎞ 떨어진 해역에서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침몰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난민들은 지난 19일 무장 이슬람교도의 기습공격으로 1백여명이 숨진 북말루쿠 두마지역 출신 기독교도들로 유혈사태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탈출하려다 변을 당했다.

인도네시아 비상당국은 "사고 선박이 폭풍우 속에서 침몰하기 전 긴급 구조신호를 보내와 구조선을 보냈으나 악천후 때문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밝혔다.

말루쿠는 지난해 1월부터 기독교.이슬람교도간에 종교분쟁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3천여명이 숨졌으며 지난 26일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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