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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문화동네 <7> 종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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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큰 별을 향한 추모, 젊은 종교계 수장, 세계적 규모의 대회 유치 등 2009년 종교계에는 굵직굵직한 일이 많았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올 2월, 서울 명동성당 빈소에서 한 조문객이 성당 안에 전시된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가톨릭의 큰 별 지다=2009년 종교계의 가장 큰 뉴스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었다.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이었던 그가 2월 16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87세로 선종했다. 추모 열기는 뜨거웠다. “우리 사회의 마지막 어른이 가셨다”며 끝없는 추모 인파가 명동성당을 휘감았다. 그건 또한 ‘목마름’이기도 했다. 이 시대의 지도자, 이 사회의 어른에 대한 대한민국의 오랜 갈구가 ‘김·수·환’이란 이름 석 자를 통해 터져 나왔다. 가톨릭 측에서도 “추모 열기가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장례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정진석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 장례식에 보내준 추모 열기가 혹시라도 이웃종교에 누가 되진 않았을지 조심스럽다”고 말해 듣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50대 조계종 총무원장=불교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젊어진 총무원장’이다. 55세인 자승 스님이 10월 22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77세로 퇴임한 전임 총무원장 지관 스님보다 20년 이상 젊다. 그래서 다들 “조계종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더구나 자승 스님은 “불교의 사회적 역할”에 방점을 찍는다. 취임 후에는 청와대 조찬을 통해 그간 다소 소원했던 대정부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는 분위기다.

기독교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 이슈에 소극적이란 평을 듣던 불교계의 향후 행보가 주목 받는 이유다.

◆‘개신교 올림픽’유치=개신교계에는 경사가 생겼다. ‘개신교 올림픽’이라 불리는 ‘WCC(세계교회협의회) 2013년 총회’를 유치했다.

한국유치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김삼환(명성교회 담임) 목사는 “1년간 피를 말리는 접전을 치렀다. WCC 총회 개최를 계기로 세계 기독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WCC 총회 유치는 기독교 전래 100년 만에 한국이 세계 기독교계의 중심에 선다는 자긍심의 반증이란 평가도 있다.

◆수행과 교법의 강조=원불교도 ‘수장’이 바뀌었다. 지난달 신임 교정원장에 김주원(61) 교무가 뽑혔다. ‘원불교 100주년(2015년)’을 6년 앞둔 시점에 중책을 맡은 김 교정원장은 “훈련(수행)과 생활의 병행”을 강조했다. 향후 원불교는 실질적인 ‘수행의 생활화, 생활의 수행화’에 더욱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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