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생들 대학입학 재도전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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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002학년도 새 대학입학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특차전형과 쉬운 수능을 노려 재도전하려는 대학 재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학가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각 대입학원에는 대학생들이 대거 몰려들어 입시학원 입학시험이 사상 유례없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류학원의 경우 무시험 전형기준을 종전보다 대폭 상향조정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중하위권 학과나 연세대.고려대 등 중상위권 대학 1학년생 중 입시 재도전생들이 학과마다 최소 30%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휴학했거나 조만간 휴학할 계획이어서 치열한 대입경쟁이 예상된다.

서울대는 올 5월 말까지 군입대가 아닌 이유로 휴학한 1학년생이 지난해 1학기의 1백61명보다 무려 1백23명 증가한 2백84명으로 집계됐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법대나 의대 등 일부 인기학과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학과에서 절반 가까이가 재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탈(脫)캠퍼스'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가 2002학년도 새 대입제도가 시행되기 전의 마지막 해인데다 올해 11월의 2001학년도 수능시험이 지난해에 이어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돼 대학생 재수생들이 "몇 달만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7월부터 수강할 대입종합반 2백50명을 추가 모집하는데 1천2백명이 몰려 예년보다 50% 정도 늘었다" 면서 "특히 예년과 달리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 재학생 중 대입에 재도전하는 학생이 상당수였다" 고 말했다.

이처럼 재수 희망 대학생이 몰리면서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은 무시험 전형기준을 수능점수 3백50점에서 각각 3백75점과 3백80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편 이같은 명문대생들의 재수 분위기에 대해 고3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고3 학부모(47)는 "현행 수능은 경험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다 재학생들은 모의고사 제한, 보충수업 금지 등으로 묶여 있는 반면 재수생들은 아무 제한없이 공부할 수 있어 원천적으로 불공정한 경쟁" 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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