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고·기술교육대 거쳐 대기업 취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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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최근 삼성전자 연구개발직에 취업이 확정된 한국기술교육대학(충남 천안시 병천면) 정보기술공학부 4학년 김형직(26·사진)씨. 김씨는 7년 전 제주공고를 졸업할 때만해도 대기업에 취업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고교 3년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한국기술교육대를 선택했다. 김씨는 고교때 성적은 상위권이어서 4년제 대학진학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취업걱정이 없는 대학을 선택하는 게 최고’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믿고 천안까지 오게 됐다”며 “입학 당시는 캠퍼스 생활에 매력이 없었는데 취업을 하고 나니 학교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가 대기업에 취업하기까지는 이 학교만의 특별한 취업교육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씨는 기술교육대 입학 직전 캠퍼스에서 한 달간 수학과 영어 특별수업을 받았다. 대학이 실업계 출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영어·수학 집체 교육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한기대 이형우 홍보부장은 “인문계 학생에 비해 실력이 다소 처지는 실업계 출신 학생들을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학교측이 운영하는 교육시스템에 따라 이론과 실습 수업을 50대 50씩 받았다. 졸업필수 학점은 일반 4년제 대학의 130학점보다 20학점 많은 150학점을 이수했다.

입학전 집체교육을 계기로 토익 점수도 600점 이상을 취득했다. 김씨는 “고교때만해도 영어실력이 형편없었는데 대학와서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기본실력은 갖췄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졸업하는 기술교육대생가운데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60여명이다. 이가운데 11명은 실업계고교 출신이다.

한기대는 올해 2월 졸업생 가운데 92%가 일자리를 찾았다. 삼성·현대·한전 등 대기업과 공기업에 36%, 중견기업에 45%가 취직했다. 정규직은 70%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적인 경제 한파 속에 일군 성과이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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