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의료계가 집단폐업을 강행, 전국에 진료 대혼란이 발생하자 독자들의 투고가 쇄도했다.
중앙일보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토론방에는 이틀간 1백30건 이상의 의견이 쏟아져 들어올 정도였다.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에 당하는 건 시민뿐" 이라는 독자들의 분노가 대세인 가운데 논쟁도 거세게 일었다.
일부 독자들은 "의료행위와 관련해선 의사가 가장 잘 알고 걱정한다.
'밥그릇 싸움' 이라고만 몰아붙여선 안된다" (한만용.인터넷 독자)고 주장했다.
그러자 "집단폐업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배수진을 친 전쟁" (민영환), "백주대낮에 벌어지고 있는 살인극" (pooh)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 폐업을 요즘 방영하고 있는 TV드라마 '허준' 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한 인터넷 독자는 "의사들의 이같은 행태를 보면 허준이 피눈물을 흘릴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아픈 병자를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의사,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병자를 위하는 의사가 왜 이 시대에는 없는가" (jongilori@hanmail.net)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양동원(인터넷 독자)씨는 "진정 허준과 같은 의사를 바란다면 제대로 된 의료환경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번 폐업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며 반론을 제기했다.
약사의 임의조제권에 대한 논란에 대해선 "약사도 양심이 있다. 약사의 임의조제 문제는 이미 강력한 처벌조항이 마련돼 있으니 안심하길 바란다" (이민영.인터넷 독자)며 반박하는 등 의약(醫藥)간 불화도 계속됐다.
이와 함께 '정부가 그동안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조건 밀어붙이면 어쩌자는 것인가. 정부의 행태를 보면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처리는 당사자들끼리 하라는 식" (sandonac@hanmail.net)이라며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하루 빨리 사태를 해결하라" (전숙영.PC통신 하이텔 독자)고 촉구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