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취임 1백일 맞은 방송위원회 김정기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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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기간통신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적 지위를 위성방송에까지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방송시장의 균형발전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21일로 취임 1백일을 맞은 방송위원회 김정기(金政起.60)위원장은 오는 9월 있을 위성방송사업자 선정과 관련, '독과점구조' 를 막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19일 경쟁업체간에 단일 컨소시엄을 유도하는 방송위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한국통신의 반발로 목적을 이룰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그는 "방송.통신의 융합이 가속화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걸맞게 객관적이며 공정한 평가로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에 임하겠다" 고 다짐했다.

金위원장은 지난 3월 새 방송법 발효에 따라 이전보다 권한이 훨씬 많아진 방송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에 임명돼 방송계의 현안들과 씨름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총 70건의 안건을 처리하는 등 바쁘게 지냈습니다. 95명의 방송계 인사발령 중 잘못된 사례가 두세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합니다."

그동안 金위원장은 KBS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이사진, EBS 사장 등을 임명했고 케이블TV 신규사업자(15개)를 선정하는 등 굵직한 사안들을 처리했다.

방문진 인사에서는 MBC의 반발에 밀려 두명의 이사가 중도하차하는 등 잡음도 없지 않았지만 "무난했다" 고 자평했다.

金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남북한 방송교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북한이 개방사회로 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방송이 사회 분위기를 앞서가다 보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죠. 방송위 중심으로 창구를 일원화해 효과적인 길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위의 향후 위상과 관련 그는 "방송법 테두리 안에서 정책 독립권은 보장돼 있지만 정부조직법상 조직이 아니어서 정부와의 협조가 힘들다" 면서도 "방송위가 정부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좋으나 그렇다고 고립돼서도 안된다" 고 강조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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