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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북한 DJ경호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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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특별기가 13일 서해 공해상을 지나 북한 상공에 들어가면 북한 공군의 미그21기 ○대가 은빛 날개를 드러낸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경호담당인 호위총국의 지휘를 받아 공군사령부가 나서는 것이다.

평양 비행정보구역에서 대통령 특별기는 미그기의 호위를 받으며 순안공항에 착륙한다. 그 때부터 우리 수행원들은 호위총국의 경호를 실감하게 된다. 정상외교 관례상 경호와 의전은 초청국이 맡는다.

특히 남북 정상들의 동선(動線)이 우리 일부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탓에 북한측의 경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우리측 전망이다.

북한의 경호 시스템에서 차량 선도는 우리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省)이 맡는다고 한다.

중국 등 외국 지도자가 평양을 방문할 때도 같은 모습이었다는 것. 하지만 그 뒤에는 청와대 경호실에 해당하는 호위총국이 버티고 있다.

호위총국장은 이을설(李乙雪.79)원수로 빨치산 1세대의 원로.

호위총국은 김정일 위원장 경호를 위해 통상 3~4겹의 물샐틈 없는 경비를 한다고 한다.

폭발물 탐지와 같은 안전조치, 건물 경비의 기본 업무는 물론 행사지역 자체를 봉쇄하는 원거리 경호와 참석자 신원조사, 일반인 접근 차단도 호위총국의 임무라는 것.

호위총국에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과거 金위원장이 승용차로 이동할 때는 똑같은 승용차 4~5대가 한꺼번에 움직인다" 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金위원장을 근접 거리에서 경호하는 요원들은 중장(우리 군의 소장급)급 장성 대우를 받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고 특별한 훈련을 거친 베테랑" 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자는 "金위원장이 먹는 음식물을 비롯해 각종 물자도 호위총국에서 관리한다" 고 전했다.

호위총국은 金위원장에 대한 '심기(心氣)경호' 까지 담당한다는 말이 북한에선 나돈 적도 있다고 한다.

金대통령을 수행하는 우리측 경호원들은 金대통령 주변에서 근접 경호를 담당할 계획이다.

경호팀 관계자는 "우리측 경호팀은 기본 장비를 휴대한다" 고 말한 뒤 "전반적 경호 계획을 북측과 세밀하게 협의 중" 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소식통은 "북측은 미군 정찰위성이 평양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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