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제 9단 삼성화재배 우승…중국 바둑 새 강자로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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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2국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완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국의 만년 2인자 쿵제 9단이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게임 제공]

삼성화재배와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거머쥔 중국의 쿵제 9단이 그동안의 겸손을 접고 자신만만한 포효를 터뜨렸다.

쿵제는 17일 상하이에서 벌어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2국에서 오랜 동료 추쥔 8단을 157수만에 흑 불계로 꺾고 종합전적 2대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982년생 동갑내기인 두 기사는 어려서부터 같이 바둑을 배웠고 국가대표단에도 함께 들어갔다.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은 이들의 필생의 목표였는데 첫 우승은 쿵제가 먼저 차지했다.

쿵제 9단은 실력에 비해 우승이 늦었다. 그는 이미 7년 전 구리, 후야오위와 함께 중국 바둑의 ‘삼총사’란 칭호를 얻었다. 랭킹도 2, 3위를 벗어난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선 유달리 약했다.

특히 한국의 이세돌 9단이 천적이었고 이창호 9단에게도 약했다. 하지만 최근 ‘열애 중’이란 소문과 함께 갑자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번 준결승에선 중국 랭킹 1위로 항시 자신보다 한 발 앞서간 구리 9단을 2대0으로 완파했고 이창호 9단을 2대1로 꺾은 추쥔 8단과 함께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쿵제는 국후 인터뷰에서 “메이저대회 우승은 바둑을 배울 때부터의 목표였는데 그 꿈을 이뤄 기쁘다. 내년 2월 벌어질 이창호 9단과의 LG배 결승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때마침 들려온 이세돌 9단의 복귀 소식을 듣고 소감을 묻자 “좋은 일이다. 환영한다. 바둑이 더 좋은 운동이 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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