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기술청 "실패도 연구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실패학을 구축하자. "

일본 과학기술청 장관의 자문기관인 '21세기 과학기술간담회' 가 이같은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과학기술 관련 실패와 사고를 쉬쉬 하지 말고 교훈을 공유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간담회는 "일본 기업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제품의 결함이 생겨 회수하게 됐을 경우 덮어버리려는 풍조가 있어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한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패와 사고의 예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사회가 함께 나눠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책으로는 연구회를 만들어 실패학이라는 새 학문을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간담회는 지난해 도카이무라(東海村)의 핵가공 시설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사고와 국산 H2로켓의 잇따른 발사 실패를 계기로 올 1월 설치됐다.

실패학 구축 제언은 H2로켓의 첫번째 발사 실패 후 대학의 연구기관이 파악했던 설계 잘못에 대한 정보를 당국이 공유했으면 다른 화(禍)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데 따른 것이다.

과학기술청은 이 제언을 내년도 예산 및 장기정책인 과학기술기본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해 앞으로 국가차원에서 실패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