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소형차 차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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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형 국민차를 타는 시민이다.며칠전부터 자동차 뒷쪽 좌측문이 열리지 않아 카센터를 찾았다.

이왕 온김에 세차도 할까 해서 “먼저 세차를 하겠다”고 말했다.빈자리가 뻔히 있는데도 카센터 직원은 “자리가 없다”며 시치미를 뗐다.

어쩔 수 없이 차문부터 고쳐달라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세차장 쪽을 살펴보았다.내가 봐뒀던 빈자리에 한순간 외제 대형차가 번듯이 들어왔다. 직원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며 성심성의껏 세차를 하기 시작했다.

너무 화가 나 직원에게 “내차는 세차해 주지 않더니 저차는 왜 세차해 주느냐.차도 차별하느냐”고 따졌더니 피식 웃기만 하고 가는 것이었다.

소형차를 몰고 호텔에 가면 벨보이가 문도 열어주지 않는다는 우스개소리를 자주 들었지만 카센터에서조차 소형차라고 무시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세차시 경제적인 측면으로 따지자면 소형차가 우선일 것이다.물과 세척제·시간·인력이 대형차에 비해 모두 절감되기 때문이다.

기름을 아끼기 위해 국민차를 타자고 캠페인을 벌인들 사람들 개개인의 인식이 이렇다면 누가 일부러 소형차를 타겠는가.

과열된 소비풍조로 인해 무조건 큰 것이 좋다고 하는 만용은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이재호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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