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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명반] 9. 베르디 '레퀴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진혼(鎭魂)미사라는 뜻. 영국 '클래식 FM' 이 올해 청취자 설문조사로 선정한 '클래식 명예의 전당' 의 톱100에 든 '레퀴엠' 은 포레(19위).모차르트(28위).베르디(62위).존 루터(98위)등. 이밖에도 베를리오즈.드보르작.뒤뤼플레.리게티의 작품이 유명하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장대한 음악은 단연 베르디의 작품이다.

특히 타악기.금관악기.합창의 포효로 시작하는 3악장 '분노의 날' 은 광고음악으로도 사용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베르디가 이탈리아의 애국 시인 알렛산드로 만초니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완성한 음악이다.

1869년 11월 볼로냐 산 페트로니오 성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로시니 1주기 추모공연을 위해 써둔 '나를 구하소서' 는 마지막 악장으로 포함됐다. 1874년 5월 밀라노 산 마르코 성당에서 작곡자의 지휘로 초연됐다.

줄리니는 베르디 오페라 지휘로 정평이 나있는 이탈리아 지휘자. 그의 64년 녹음은 힘과 섬세함을 겸비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독창자들의 화려한 진용이 돋보인다.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는 정확하면서도 포근하게 감싸는 선율을 들려주며 메조소프라노 크리스타 루트비히는 옥타브를 넘나드는 굴곡이 심한 음정을 안정감있게 펼쳐낸다.

'분노의 날' 에 나오는 '죽음의 공포' 에서 어두운 음색의 저음을 구사한 베이스 니콜라이 기오로프의 독창은 한치의 흔들림이 없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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