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건씩 아이디어 낸 현대차 제안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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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말단 회사원이 5만5000여명이 근무하는 거대 규모 공장을 거의 하루 2번꼴로 바꿔놓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품질관리부 소속의 김병원(46·사진)기사. 그는 최근 4년간 총 2009건의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그 가운데 1741건이 채택됐다. 하계휴가와 주말·공휴일 등 100여일을 쉬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하루 2건에 육박하는 변화가 단 한사람의 머리에서 나와 실행에 옮겨진 셈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김씨는 2006년 채택된 ‘임시타이어 부착’을 꼽았다. 1개당 5만원선이고 무게가 9~10㎏인 일반 주행용 타이어 대신 값이 2만원쯤 싸고 무게도 4~5㎏에 불과한 응급처치용 타이어를 쓰자는 것이다. 그해부터 현대·기아차는 물론 국내 전 차종에 이 아이디어가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마다 1개씩 부착하는 스페어 타이어는 펑크시 카센터까지 옮기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면 충분한데 비싼 일반 주행용 타이어를 쓰는 게 아깝다 싶더군요. 1년에 한두 번 발생할까 말까한데다 펑크 수리점에 가면 새 타이어로 바꾸잖아요. 그 때문에 값도 비싸고 무게 때문에 연료비도 더 드는 일반 주행용 타이어를 달고 다니는 건 낭비 아닙니까.”

그 결과 현대차는 연평균 수십억원의 원가를 절감했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연료비 절감을 이뤄냈다. 김씨는 이 제안이 1급으로 인정받아 1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최근 4년간 총 1000여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또 90년 최다 제안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16차례 사장 표창, 20여 차례 국내외 연수 혜택까지 받았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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