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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청장 "깡마른 모델 쓰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영국에서 여성의 미(美)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의학협회(BMA)는 지난달 30일 "몸이 비정상적으로 마른 광고.패션모델들을 미의 상징인 것처럼 우대하는 분위기가 젊은 여성들에게 신경성 식욕억제.대식증(大食症)같은 건강장애를 일으키는 직접 원인" 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앞서 티사 조웰 영국 여성청장도 지난달 모델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을 등장시키지 말아달라" 고 요구했었다.

영국 의학협회는 '식사장애-신체영상-언론매체' 라는 보고서를 통해 "마른 모델들은 체지방이 건강한 일반인의 절반 수준인 10~15%에 불과해 정상적인 상태라고 보기 힘들다" 며 "그같은 몸매를 따라가려고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와 과도한 운동을 하는 건 잘못" 이라고 강조했다.

BMA는 이에 따라 광고 패션 업계와 영상매체에 젊은 여성들이 신경성 식욕억제, 대식증 같은 식사장애로 목숨을 잃는 일을 막기 위해선 '현실적인 체형' 을 가진 모델들을 고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 여성들의 체형이 점점 커지는 추세인데도 여성 모델들의 체형은 점점 가늘어지고 있어 이상적으로 알려진 체형과 현실적인 체형사이의 격차가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식욕장애의 주요 원인인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나이가 점차 어려져 영국에서는 11~12세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15~17세에 식욕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여성 거식증 환자는 약 5만명이다.

한편 조웰 여성청장은 "이제 여성들이 날씬한 것이 곧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에 근본적으로 도전할 때가 왔다" 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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