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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속옷모델 전성시대 (下)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인 및 보조모델을 구합니다. 연령대는 15-23세, 키는 156-170cm, 주 1-2회 촬영합니다'.

시간 당 5만원에서 10만원을 받는 고수익 알바, 하루에 몇 시간만 일하고도 한 달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인터넷 쇼핑몰 속옷모델 시장에 10대들이 뛰어들고 있다.
모델에이전시인 모델알바(www.modelalba.net)의 송경섭 실장은 “요즈음엔 인터넷을 통해 속옷 모델에 지원하는 10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이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꿈을 안고 에이전시를 찾는다"고 말한다.

지난 7일 속옷모델 사진촬영 현장에서 만난 고3 여고생 김선이(가명·18)양은 노출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이 양은 “속옷사진 촬영 중 수능 준비로 늘어난 뱃살이 가장 눈에 거슬렸다. 평소에도 거울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친구들이 놀린다”며 웃는다.

최아연(가명·19)양은 "어릴 적부터 모델을 꿈꿔 왔지만 160cm가 안 되는 키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속옷모델은 키에 대한 조건이 관대해 지원할 수 있었다" 며 “얼굴만 공개되지 않는다면 T팬티를 입고도 촬영에 임할 수 있다. 속옷모델이든, 누드모델이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10대들은 카메라에 특별히 거부감을 가지지 않으며, 셀카를 통해 속옷차림의 자신의 몸을 찍어본 경험이 많다. 최 양의 경우 아예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속옷사진을 비공개로 올리기도 한다.

속옷 모델을 지원하는 10대가 늘어나는 이유 중에는 수요의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 속옷쇼핑몰에서는 외국인 모델보다는 소비자와 체형이 비슷한 한국 여성모델이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10대를 위주로 한 인터넷 속옷광고의 경우 연령대가 비슷한 실사모델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두려움 없는 10대들은 더욱 과감해진다. 일부는 아예 가슴 등 부문 모델을 지원하기도 한다. 최근 모 에이전시에서는 상업성이 짙고 노출 수위가 강한 '착한 글래머' 모델에 10대 여고생을 선정해 논란을 빚었다.

미성년자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에대한 법적 구속력은 약하기만 하다. 법무법인 한림의 양범 변호사는 “관련 법에 따르면 10대를 이용해 성적인 자극을 주거나 묘사를 해 상업적 이득을 취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10대 속옷모델의 경우 법적인 판단 기준이 모호한 상태”라며 “대법원 이상의 판례에는 그와 유사한 사례조차 찾기 힘들다. 앞서가는 인터넷 문화에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김정록, 임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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