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참여 땐 가산점 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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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내년에 새로 도입될 종합편성채널(보도·교양·오락을 종합 편성하는 케이블방송)이 성공하려면 글로벌 미디어가 직접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력’이 심사 기준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14일 국회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주최한 ‘종합편성채널(종편)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에서다. 국회에서 종편 토론회가 개최되기는 처음이다. 발제자인 숙명여대 박천일(언론정보학) 교수는 “종편 선정 기준은 산업적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화를 위한 자본력과 외국 제작자본이 투자하는 컨소시엄 구성력이 핵심”이라며 “선진국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실질적인 자본 참여가 있는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방송이 개방되기 때문에 미국의 타임워너·뉴스코퍼레이션 같은 글로벌 미디어와 적극적인 제휴가 필요하다면서다.

◆종편에 주요 채널 번호 부여해야=박 교수는 또 종편 허가 개수에 대해 전체 방송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다수 사업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1개 종편 사업자만으로 기존 지상파방송의 독과점 구조를 완화할 수 없고 지상파의 위세에 눌려 유명무실화될 수 있다”면서 “다수 사업자 구도가 되는 것이 종편 활성화는 물론 전체 방송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토론자인 명지대 최선규(신문방송학) 교수도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으로 앞으로 방송광고시장 규모가 9000억원 정도 커질 것”이라며 “종편 사업자는 지상파(SBS 6000억원)의 절반 수준 비용이 든다고 가정할 때 3개 정도 선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주요 채널 번호를 쓰는 지상파 방송 4개 채널을 3번, 15번 등 주변 번호로 옮겨 낮은 채널의 활용도를 높이고 그 사이 신규 종편을 배치해 지상파-종편 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 “기존 채널 기득권을 양보하는 대신 지상파 방송에 다민영미디어렙의 주도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산업대 최성진(매체공학과) 교수도 “종편이 자리 잡을 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인터넷TV(IPTV)를 배려했듯이 종편에 낮은 수의 채널 번호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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