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살찌울 작품…2005년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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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2004 중앙일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전철호.최용운.지성원(왼쪽부터)씨가 활짝 웃고 있다. 박종근 기자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영상언어로 옮겨졌을 때 그 빛을 발합니다. 많은 시나리오 공모전이 있지만 아직 영화화에는 취약한 편입니다."(지성원)

"더 좋은 작품을 쓰는 계기가 되겠죠. 중앙 시나리오 공모전도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한국 영화계를 살찌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전철호)

올해 처음 열린 '2004 중앙일보 시나리오 공모전'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또 앞으로 할 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중앙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가한 수상자들은 "한국영화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시나리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크게 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시나리오 공모전'은 2000년대 들어 날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기초를 단단히 다지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영화의 밑그림인 시나리오가 튼실해야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중앙일보 문화사업과 케넷 엔터테인먼트 공동 주관으로 지난 5월부터 작품을 접수했다.

이번 행사에는 총 648편이 응모했다. 미국.영국 등의 교민부터 60대 작가까지 폭넓은 관심을 보였다. 21세기 대중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영화진흥위원회 등 국내 다른 기관이 주최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에는 평균 500여편이 응모하고 있다.

우수상은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두 남녀가 과거를 찾아가는 '누구세요?'의 최용운씨, 성격이 판이한 일란성 쌍둥이의 뒤바뀐 인생을 그린 '위대한 침묵'의 전철호씨, 한국 사회의 부도덕한 측면을 풍자한 '낙원의 눔덜(놈들)'의 지성원씨 등 세 명이 받았다. 아쉽게도 대상작은 선정하지 못했다.

심사위원 대표를 맡은 '중독'의 박영훈 감독은 "코미디.로맨틱 멜로에 작품이 몰리고 스릴러는 빈약한 것 등 한국 영화계의 취약점이 이번 공모전에서도 나타났다"며 "우수상은 시나리오를 보완해 즉시 작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작품을 엄선했다"고 말했다.

케넷 엔터테인먼트 안홍헌 회장은 "당선작 여덟 편 중 한두 편을 골라 영화로 만들어 내년 하반기에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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