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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 20일 결선 투표…야당 유도요노 압승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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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인도네시아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20일 실시된다. 지난 7월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했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5.민주당.사진)후보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7.민주투쟁당)대통령이 맞붙는다.

선거 판세는 일단 유도요노 쪽으로 기울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유도요노는 61%의 지지도를 얻었다. 메가와티(29%) 지지도의 두 배 이상이다(10%는 무응답).

메가와티 정권에서 안보담당 국무장관을 지냈던 유도요노는 국내외에서 "인도네시아를 다시 살릴 인물"로 각광받고 있다. 메가와티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군사독재 정권의 퇴진, 과도 정권의 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부패.무능 정권'의 대명사로 치부되는 판이다.

두 사람의 행보는 1차 투표 뒤 대조적이었다. 메가와티는 득표율에서 유도요노에게 7%포인트 뒤진 27%에 그쳤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3위(득표율 22%)였던 위란토 후보(골카르당)와 손잡았다. 골카르당은 1998년 '피플 파워'로 쫓겨났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측근 세력이 모인 정당. 지난 4월 총선에서 제1당이 됐지만 '수구 세력'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간파한 유도요노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며 위란토와의 짝짓기를 거부했다. 메가와티가 언론 매체를 의식한 이벤트성 선거 운동에 매달리는 동안 유도요노는 시장과 농촌을 누비고 다녔다.

그 덕택에 표심은 "인도네시아를 확 바꾸려면 기득권층에 물들지 않은 인물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였다. 선거전의 핵심 쟁점은 ▶경제 살리기 ▶부패 척결 ▶테러세력 억제 등으로 압축됐다. 이달 초 있었던 호주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메가와티가 선거전에서 역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새 정권이 인도네시아를 부흥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성장률(지난해 4.1%)을 끌어올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부패 척결은 더욱 험난한 과제다. 주차 경비원부터 시작해 최고위층까지 부패의 사슬에 묶여 뇌물 없이 사업을 하거나 생활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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