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DJ 화상대담 중단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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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경제전략연구소(ESI)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제무역센터에서 서울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하려던 화상대담이 전송장애 사고 때문에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ESI는 15일부터 17일까지 '글로벌 포럼 2000' 이란 회의를 주최하면서 金대통령을 외국 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초청했다.

金대통령은 개회 직후인 오전 8시10분 통합정보통신망(ISDN)을 통해 서울에서 화상 생중계로 연설을 시작했으나 대형 화면에 모습만 나타나고 소리는 들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같은 상태가 3분 넘게 계속되자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가 ESI의 프레스토비치 소장과 상의해 미리 준비한 영문원고를 20여분간 대독했다.

李대사는 金대통령 대신 네개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했다.

金대통령의 연설 주제는 '21세기 글로벌화의 혜택과 대가' 였다. 金대통령은 국가간 정보화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선.후진국간 '인터넷 인력자원개발 네트워크' 를 제안했다.

한편 ESI는 화상연설이 실패한 뒤 보도자료를 내 "연설은 사려깊고 건설적이었으며 기술장애가 있었지만 연설효과가 퇴색되지는 않았다" 고 밝혔다.

자료는 "金대통령을 역사적 의미를 지닌 지도자로 보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데 대해 경탄한다" 고 칭찬함으로써 미안함을 표시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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