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스프린트 합병 제동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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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미국 MCI월드콤, 스프린트의 합병 승인 문제를 놓고 유럽 통신회사.노조 등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1천3백억달러 규모의 두 회사 합병이 이뤄지면 미국업체가 유럽 인터넷통신 기간망(백본)을 독점할 것이란 우려가 유럽에서 팽배해지면 정보통신 업계 종사자들의 노동조합인 국제 네트워크 유니온 등이 합병을 적극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두 회사는 유럽에 인터넷통신 기간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EC의 합병 승인을 받지 못하면 유럽내 서비스를 중단당할 수 있다.

MCI월드콤과 스프린트가 합병하면 현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기간망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며, 2위 업체보다 3배나 큰 규모가 된다.

EC측도 두 회사가 합병하면 인터넷 기간망을 바탕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까지 독점, 결국 요금 인상및 회선 불량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MCI월드콤 등은 이에 대해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 업체들의 인터넷 기간망 의존도를 떨어뜨릴 계획이지만 빠르게 변모하는 인터넷 환경 특성상 갑작스런 기간망 요금 인하는 불가능하다" 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의 경쟁업체들은 요금을 인하하지 않을 경우 EC에 압력을 넣겠다는 입장이다.

EC는 다음달 12일까지 합병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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