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 정장 '기능 강화'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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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기능성 신사정장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캐주얼정장의 급신장세에 맞서 다양한 기능을 첨가한 제품으로 정통 신사복 시장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제일모직.코오롱상사.LG패션.캠브리지 등 신사복 업체들은 값 비싼 기능성 신사복을 개발해 개성파 남성들을 공략하고 있다.

출시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전체 매출의 10~15%를 차지, 단숨에 간판 브랜드로 부상했다.

제일모직은 갤럭시 브랜드로 'e-수트' 를, 로가디스 브랜드로 '업그레이드 언컨수트' 를 선보였다.

제일모직이 2년간 개발해 출시한 e-수트는 두 어깨 부위에 강력 자석을 5개씩 부착해 지압효과를 주고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를 촉진하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관련기술은 지난 1월 특허출원했다.

갤럭시 총괄책임자인 차동윤 부장은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컴퓨터를 많이 사용해 어깨 결림이나 피로를 느끼는 사무직원들에 효과가 있다" 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의류시험연구원으로부터 '자기장 응용에 대한 보증' 인증서를 받았다" 고 밝혔다.

원단은 고급 울.실크 소재를 사용했다. 한벌에 44만~54만원짜리가 주종이다.

제일모직은 올 여름 e-수트를 2만벌 이상 팔고, 판매 비중을 계속 늘려나가 갤럭시의 간판상품으로 삼을 방침이다.

업그레이드 언컨수트는 여름철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도록 통기성(通氣性)을 강조해 지난해 출시했던 언컨수트를 개선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25% 가량 줄이면서 통기성은 더 높였다. 한벌에 46만~55만원선이다.

코오롱상사는 전자파 차폐.원적외선 방사.향기 발산 등의 기능을 가진 양복에 이어 올해는 맨스타 브랜드로 '비타민 정장' 과 '비타민 셔츠' 를 내놨다.

비타민D 성분이 들어 있는 오일을 마이크로 캡슐에 담아 바지 옷감에 넣었다.

원단 섬유 사이의 골에 들어 있는 캡슐이 피부에 닿아 터지면 오일이 흘러나와 체내로 흡수되도록 개발한 것이다.

캡슐은 1백㎛(1㎛〓1백만분의 1m) 이하로 워낙 작아서 그 존재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양복 웃도리는 드레스 셔츠 때문에 효과를 보기 어려워 이 기능을 넣지 않았다.

코오롱 관계자는 "드라이 클리닝을 스무번까지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며 "비타민A 성분을 추가한 제품을 곧 내놓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정장은 42만~50만원 선이고 티셔츠는 8만9천~9만2천원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오롱이 판매하는 50여종에서 비타민 정장이 10%를 차지할 정도로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며 "e-수트의 경우 제일모직 매출의 15%를 휩쓸고 있다" 고 말했다.

캠브리지는 구겨져도 잘 펴지는 특수원단으로 만든 '무중력(無重力)수트' 를 출시했다.

옷 무게는 얇고 가벼운 어깨패드 등의 부자재를 사용해 절반 가량 줄였다. 평균 48만원 선이다.

캠브리지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제품이어서 국내에서도 호응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LG패션은 세라믹 초미립자를 함유한 섬유로 만든 '세라믹 바지' 를 내놨다.

인체에서 발산하는 적외선.자외선을 흡수해 착용할 경우 내부 온도를 섭씨 3도 가량 낮춰줌으로써 시원한 느낌을 준다. 네가지 색상이 있으며 가격은 16만원 대다.

남성복과 달리 여성 정장 쪽은 기능성 제품이 거의 없다.

한섬 마케팅실 관계자는 "여성들은 옷을 자주 갈아 입는 편이어서 기능성이 별로 필요없고 기능보다 디자인을 중시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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