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쇼핑몰 업체들 식품코너 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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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찬거리를 사기 위해 굳이 슈퍼마켓이나 시장을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통조림.면류.건어물 등의 가공식품은 물론 육류.생선.야채.과일 등의 냉장.신선식품까지 판매하는 사이버쇼핑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냉장.신선식품은 배달 과정에서 변질될 우려가 있는데다 반품 처리가 쉽지 않아 사이버쇼핑몰에선 취급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여겨져 왔다. 인터넷 붐이 이런 통념을 바꿔놓았다.

사이버쇼핑몰 업체들이 최근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 고객들을 잡기 위해 비용부담을 감수하면서 '슈퍼마켓' 코너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쇼핑몰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할인점이나 값이 싼 슈퍼마켓 수준이다.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쇼핑몰도 있고 다음날 배달하는 곳도 있다. 배달시간을 감안해 특정지역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쇼핑몰도 있다.

삼성몰은 지난 10일 '인터넷 후레쉬마트' 를 열었다.

풀무원 계열 내츄럴홀푸드와 제휴해 운영하는 이곳에선 유기농 야채.과일과 육류.계란.두부.나물류 등 5백여종의 식료품을 판다.

개점 기념으로 27일까지 모든 고객에게 두부 한모와 콩나물 한봉지를 무료로 주고, 3만원어치 이상을 사면 비누를 증정한다.

신세계백화점 쇼핑몰은 지난달 중순 문을 연 '사이버 슈퍼마켓' 에서 유기농산물과 생선.수산물.가공식품류 등 4백여종을 판매 중이다.

신세계 정상익 사이버슈퍼마켓 팀장은 "소비자들이 아직 사이버 슈퍼를 잘 몰라 하루 20~30명 정도만 이용하고 있으나 반복구매가 많아 단골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한국통신의 인터넷쇼핑몰 바이엔조이는 할인점 킴스클럽과 제휴해 지난 4월부터 인터넷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식료품 1천개와 세제.휴지.기저귀.비누 등 생활용품을 합쳐 1천7백여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한국통신 자회사인 한국공중전화㈜의 배달망을 이용해 주문 후 6시간 이내 배달이 가능하다.

시간을 못지키면 고객에게 사죄의 뜻으로 마일리지 포인트를 준다.

바이엔조이 채명화 과장은 "하루 평균 매출이 4백만원 정도지만 고객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며 "취급 품목 수와 6시간 배달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들 쇼핑몰들은 배달할 때 냉장.신선식품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쿨팩(드라이 아이스를 넣은 포장재) 등 특수 포장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출범한 슈퍼마켓 전문몰 '어머니' 는 수원.안양.의왕시 고객만을 대상으로 영업한다.

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이 주소를 입력하면 20여개 회원 슈퍼마켓 중 가장 가까운 곳을 연결해 준다. 상품은 2천여종에 이른다.

지역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슈퍼마켓들을 가맹점으로 유치해 가격이 싼 편이다. 배달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주문 후 1시간 이내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직은 하루 평균 매출이 40만~50만원에 불과해 초보 단계다.

임호현 사장은 "할인점 등 대형 매장이 들어서면서 도산 위기를 맞은 슈퍼마켓들에 활로를 찾아주기 위해 사업에 나섰다" '며 "이달 중 광주광역시를 서비스 지역으로 추가하는 등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개점한 알짜마트는 싱싱청과.식품 코너에서 3천2백여가지 품목을 판매 중이다.

지난 3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제휴해 전국 2백50여개 슈퍼마켓 가맹점을 통해 배달해주고 있다.

수도권.충청권 고객의 경우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배달받을 수 있다. 구매금액과는 상관없이 배달하지만 2만5천원 미만이면 수수료를 5백원 받는다.

이밖에 삼성플라자 분당점이 운영하는 쇼핑몰이 지난 3월 21일 '인터넷 식품관' 을 열고 4백여종의 식료품을 분당의 일부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 중이다.

삼성플라자는 6월부터 분당.수지 전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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