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전쟁 부산 샵 매니저 ‘귀하신 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9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휴게실에서 샵 매니저들이 안마기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이용하며 피로를 풀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롯데백화점 본점 여성의류매장 ‘샵 매니저’ 장숙연(47·여)씨는 요즈음 신바람이 나있다. 최근 들어 다른 백화점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여 년 경력의 장씨는 부산지역 스타급 샵 매니저다. 그는 직원 6명을 데리고 92㎡의 매장에서 연간 2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니 중소기업체 사장급이다. 장씨 매장의 옷값은 원피스가 49만원,투피스가 80∼90만원선.이렇게 비싼 옷을 하루 10여벌씩 팔아야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이다.

장씨는 “고객의 몸매와 취향을 재빨리 파악해 몸에 맞는 옷을 권하는 것이 높은 매출의 원인”이라며 “수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터득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4살 때 남포동 한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으로 출발한 그녀의 요즈음 연봉은 1억원을 넘는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17일 영업을 시작하는 등 부산에서 대형 백화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부산지역 샵매니저들의 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부산지역 최대의 복합 쇼핑공간으로 조성되는 롯데타운의 하나로 지하 6층, 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 11만7970㎡에 이른다. 광복점에는 총 650개 브랜드가 들어온다.

이에 앞서 신세계 센텀시티점(2009년 3월), 롯데 백화점 센텀시티 점(2007년 12월)이 문을 열었다. 그전에는 롯데 백화점 부산본점과 동래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등 3곳 뿐이었으나 2년 새 6곳으로 늘어났다.

백화점 한곳에 들어오는 의류브랜드는 평균 500∼600여개. 샵매니저는 브랜드마다 한 명이 배치되기 때문에 부산에는 6개 백화점에 샵매니저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전쟁이 시작되면서 백화점마다 뛰어난 샵 매니저를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일 벡스코 1층 A홀을 빌려 샵매니저와 가족 4000여명을 초청해 대규모 위로잔치를 열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샵매니저를 위한 바비큐 파티와 위로 공연을 올 들어 두 차례 열었다. 샵매니저들이 출근하는 시간에는 출입구에서 음료수와 간식도 나눠준다.

하루종일 서 있는 샵매니저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샤워장과 세 족탕이 있는 휴게실을 만들었다. 안락의자와 발안마기도 갖췄다. 

롯데백화점 부산지역장 민광기 상무는 “고객을 최 일선에서 만나는 백화점 ‘영업의 꽃’인 샵매니저들의 위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샵매니저(Shop Manager)=의류매장 관리 책임자.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매장의 물건 배치 감각과 계수관리 능력은 필수다. 판매사원을 관리하는 리더쉽도 중요하다. 주로 매출액에 따라 의류회사로 부터 수당을 받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