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죽는 벤처 사는 벤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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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12개 일류 벤처기업의 노하우를 담은 책. '소니의 법칙' '혼다의 병법' 등을 펴낸 언론인이자 경영평론가인 저자가 12개 기업을 탐방해 알아낸 이들 기업의 공통점과 성공비결을 분석했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벤처는 인터넷을 이용해 정보통신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

종업원 3백명 이하로 규모는 작지만 기술이 뛰어나 높은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을 말한다.

여기에는 기계공구류의 제품목록 판매를 주로 하는 미즈미사와 무선조종 모형 제조업체 히로보사 등 우리식으로 분류하면 '굴뚝산업' 에 속하는 데가 많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 업체 역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최첨단 경영전략을 실천하고 있어 모두 벤처의 모범으로 불릴 만하다고 주장한다.

창업자이든 혹은 2세 경영자이든 이들 12명은 모두 분명한 개성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유일한 공통점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 때문에 대기업, 혹은 앞서간 기업들의 성공체험담에 연연하지 않고 차별화라는 경영전략을 갖고 회사를 운영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은 리더가 똑똑해야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가장 자신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틈새 시장에 파고 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 독자상

품 개발, 해외진출의 추진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일류벤처의 성공요소는 모두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안과 의료기기 분야 세계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니테크사를 예로 들 수 있다.

미카시오토에 회사를 차린 오자와 사장은 "회사는 장소가 아니라 행동방식" 이라며 "도쿄 같은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우수한 회사로 키울 수 있다" 는 신념을 현실로 옮겼다.

또 인재라면 국적에 상관없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영자의 안목도 높이 살 만하다.

니테크사의 역점 투자 분야 가운데 60%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밖에 마쓰이 증권과 파크 24.호브.아이리스오야마.메가칩 등의 기업들의 노하우를 '깨어있는 리더' 와 '업계 최고의 상품' '첨단기술' 등으로 분류해 소개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성공을 이뤘다는 점에서 성공 노하우뿐 아니라 위기극복 경영전략도 배울 수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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