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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이끄는 일본 방위산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일본의 방위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지닌 민간기업들이 지탱하고 있다.

미쓰비시.닛산.히타치 등 이름이 익숙한 일본의 대기업들은 거의 예외없이 방위산업부문도 운영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 일본 항공기산업의 50%(4천억엔)를 차지하며 이중 60%가 방위산업 관련이다.

규모가 이쯤 되자 적자를 내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니시오카 다카시(西岡喬)사장은 지난달 결산발표 때 적자를 냈으면서도 방산부문의 점유율을 감안, "미쓰비시가 아니면 일본 제조업이 안된다" 고 호언하기도 했다.

경영이 부실화해 프랑스의 르노와 손잡은 닛산(日産)자동차도 뛰어난 로켓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을 일본 내에서 독점생산하면서 육상자위대의 다연장 로켓시스템도 생산해 왔다.

같은 자동차회사인 후지(富士)중공업 등도 방산부문에서 자위대에 항공기.군용차량 등을 납품하고 있다.

이밖에 도시바(東芝)와 미쓰비시전기는 미.일 양국이 추진 중인 탄도미사일방위(BMD)의 공동기술연구에서 적외선을 이용한 식별 및 추적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또 가와사키(川崎)중공업.이시카와지마하리마(石川島播磨)중공업 등은 이지스함에서 영격(迎擊)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탄도미사일을 파괴하는 해상배치형 상층시스템(NTWD)의 기술을 연구 중이다.

또 히타치(日立)는 최근 플라스틱 폭탄도 즉석에서 감지해내는 세계 최고성능의 폭발물 탐지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별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들도 올들어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정부의 구매나 보조금 만으로는 수익을 맞출 수 없게 된데다 첨단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외국기업과의 제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미 국방부도 지난해 말 일본 정부에 양국 방산업체간의 제휴 및 인수.합병(M&A)을 촉진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닛산자동차는 지난 3월 구조조정 차원에서 항공.방위산업부문을 이시카와지마하리마 중공업에 매각키로 했으며 후지 중공업도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로부터 20%의 출자를 받고 자본제휴를 맺었다.

일본 방산업계에서 기업간의 M&A는 닛산이 처음이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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