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골수 기증자, 대만의 24%도 안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대만사람의 골수기증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 조직적합 골수기증자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하는 악성 혈액암 환자는 매년 1만명 정도. 투병중인 사람은 치료후 재발 가능성이 있는 소아암환자를 포함, 10만명에 이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하지만 국내 골수은행에 등록된 골수기증희망자는 4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대만의 17만명, 일본 14만명에 비해 현격하게 적은 수치다. 따라서 국내에서 조직이 맞는 골수기증 희망자를 찾을 확률은 크게 떨어진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조혈모이식센터 김동욱교수는 "골수기증자가 적어 환자의 60% 정도만 기증자와 연결되고 있는 실정" 이라며 "그나마 실제 상황이 되면 희망자의 절반 이상이 골수 제공을 기피해 환자들을 절망감에 빠뜨린다" 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골수은행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그래도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우리와 유전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이식센터는 현재 1998년부터 일본과 골수기증 협력프로그램을 실시, 월 1~2명 정도의 골수기증을 받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기증한 경우는 단 한 건에 불과하다.

골수는 골반 및 척추뼈 속에 있는 스폰지같은 조직. 이 안에 조혈모세포가 있어 백혈구나 적혈구.혈소판과 같은 혈액세포를 만들어낸다.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은 바로 골수의 조혈모세포가 병들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골수이식은 고용량의 항암치료로 기존의 골수를 완전 파괴한후 건강한 사람의 골수(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것이다.

조혈모세포는 혈관을 타고 돌다가 48시간내 뼈속에 정착해서 혈액세포를 생성하기 시작한다.일반적으로 백혈병의 경우 60~70%, 재생불량성빈혈은 1백% 완치율을 보인다.

이식센터장인 김춘추교수는 "우리는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25만명 정도의 골수기증자만 확보하면 90~95%는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며 "성덕바우만 돕기운동 때 보여줬던 범국민적 기증운동이 재연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