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기부주석 정·재계 인사들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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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년이면 산천이 변한다는데, 산천만 변한게 아니고 하늘도 땅도 많이 변한 것 같다. "

24일 서울에 온 중국 조남기 (趙南起.73) 인민정치협상회의 (政協) 부주석은 62년만에 한국에 온 감회를 이렇게 표시했다.

중국 조선족가운데 최고위직에 오른 趙부주석은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유창한 한국말로 "반갑다" "많이 변했다" 며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 함께 방한한 10여명의 일행중에는 마오쩌둥 (毛澤東) 의 며느리인 샤오화 (邵華) 정협 위원 (현역 소장) 도 끼여있었다.

趙부주석은 남북 정상회담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정상회담 합의는 남북한 전체이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주변나라와 지역안정에도 좋은 일" 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998년 방북했을 때 북한 주민들도 남북대화와 평화통일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서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을 만나 "한국의 경제발전과 경제위기 극복과정을 배우러 왔다" 며 "남북간 평화와 한.중 우호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趙부주석은 민주당 서영훈 (徐英勳) 대표,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 자민련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도 잇따라 방문했다.

李총재는 " (趙부주석이) 충북 청원출신이라니 더욱 반갑다" 며 친밀감을 표현했다. 徐대표도 "젊을 적에 중국어를 공부했는데 말이 잘 나온다" 며 趙부주석을 환영했다.

여야 관계자들은 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趙부주석이 방한한데 대해 의미를 두고 있다. 그가 지난 80년대 후반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 (上將.군수분야 책임자) 으로 근무했을 당시 대북 지원 등을 통해 북한 군부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趙부주석은 오는 28~29일 동생 남원 (南元) 씨 등 친척들이 살고 있는 충북 청주와 청원을 방문해 금의환향의 꿈을 이루게 된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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