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바로알기] 지하 터널 2km 뚫어 300년간 방폐물 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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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은 방사선 유출을 방지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건설돼야 한다. 동굴 처분 방식의 건설 기술은 과연 안전할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터널을 굴착할 때 가장 난제는 ‘단단한 암석을 어떻게 깎고 부수느냐’였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 전기 뇌관 등 발파 공법이 발전되자 터널 공사의 난제는 ‘약한 암반’으로 바뀌었다.

1960년대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질과 지반의 영향에 관계없이 굴착공사가 가능한 나틈공법(NATM)이 등장했고,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본 혼슈 섬과 홋카이도 섬 사이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세이칸 해저터널에도 이 나틈공법이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하철 5호선의 한강 하저터널에도 사용됐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인 경주 방폐장에도 이 공법이 활용되고 있다. 지하 80~130m까지 약 2㎞의 터널을 뚫고 들어가 그곳에 철근콘크리트로 돔형의 수직처분동굴을 만들어 방사성 폐기물의 방사선량이 거의 사라지는 3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보관할 예정이다.

지하의 수직처분동굴은 왜 돔형 으로 만들까. 로마의 오래된 건축물들을 보면 돔 모양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돔형 건축물은 내부압력뿐 아니라 지진·해일 등 외부 충격에도 강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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