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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문집 영인본 3천권 완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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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역대문집총서(韓國歷代文集叢書)3천 권이 완간됐다. 경인문화사 한상하(韓相夏.68)회장이 36년간 영인본(옛 책자를 사진 등으로 떠서 새로 펴내는 책)출판에만 몸담으면서 일궈낸 평생의 결실이다.

문집(文集)이란 개인 또는 여러 사람의 시문.저술 등을 모아 편집한 책. 국가에서 펴낸 조선왕조실록.승정원 일기.법전류 등의 자료가 주로 당시의 정치사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개인이 펴낸 문집은 한국사 연구 뿐 아니라 문학.철학 등의 연구에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이 총서는 특히 고려.조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1964년부터 지금까지 펴낸 3천 권에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정몽주의 '포은집' .정도전의 '삼봉선생문집' .정약용의 '여유당전서'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문집은 물론 다소 생소한 고려시대 박전지 선생의 '행산선생유고' 에서 20세기 학자 김황의 '중재선생문집' 까지 4천5백여명의 작품이 실려있다.

이중 80%에 가까운 3천5백여명의 문집은 한국역대문집총서만이 보유하고 있는 것들이다.

한회장은 이달말 3천권의 문집을 저자별.시대순으로 정리한 색인 목록집 5권을 펴낸다. 경기도박물관의 김성환 부장이 2년간 작업한 결과다.

학계에서는 국내외에 남아있는 선조들의 문집이 1만8천 여권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중 상당수는 미국.프랑스 등지에 흩어져 있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한회장은 앞으로 출간할 1천2백여명의 문집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5년 내에 추가 자료를 묶어 문집총서를 4천 권까지 펴낼 예정" 이라며 "총서가 5천 권에 이르면 국내에 남아 있는 문집은 거의 망라하는 셈" 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승주(역사교육과)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영인본 책자를 전문적으로 펴내기 시작한 한회장 덕분에 국학연구자들의 서가가 차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 "구하기도, 빌리기도 어려운 문집을 평생 몸으로 뛰어다니며 영인해 낸 것은 학계의 큰 공로" 라고 평가한다.

해외기관 중 이 총서를 소장하고 있는 곳만도 미국 하버드대.워싱턴대.시카고대 등 10여 곳과 일본 국회도서관.규슈대.교토대 등 해외의 유수 연구기관 20여 곳에 달한다. 국내 50여개 대학에서도 이 총서를 찾아볼 수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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