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업분석] 옥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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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경매는 인터넷 비즈니스 유형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분야 중 하나다. 옥션은 국내에 인터넷 경매제도를 보급한 선발주자로서 이미 상당한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잠재적 성장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아직은 초기단계이고, 향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 보유〓옥션의 강점으로 높은 브랜드인지도, 마케팅 및 서비스 능력 등을 들 수 있다. 경매는 거래 참여자가 많을수록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원해 매매조건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회원수가 많은 업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옥션은 타업체보다 1년 정도 먼저 시장에 진입해 회원수가 경쟁업체보다 많으며, TV광고나 각종 이벤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하여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 경매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사정을 감안해 초기부터 매매보호장치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 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수익구조〓수익구조도 비교적 튼튼한 편이다.

광고수입 의존도가 높은 포털 사이트, 물류비나 애프터서비스 비용 부담이 상당한 일반 쇼핑몰 업체에 비해 인터넷 경매는 기본적으로 장터 제공 및 중개를 통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이기 때문에 적은 운영비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경쟁업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활발히 일어나고, 수수료 인하경쟁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야후코리아.와와.셀피아.e-세일 등 국내 경쟁업체들은 현재 낙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옥션이 수익성을 높여가는 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 시장확대 기회와 경쟁심화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인터넷 경매의 지속적 확산은 옥션에 상당한 기회인 동시에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모든 인터넷 상거래 업체들은 매개수단의 확대 및 가입자의 흥미유발을 위해 경매서비스 제공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야후.아마존 등 인터넷 업체는 물론 JC 페니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경매사이트를 추가하고 있으며, B2B 경매사이트의 구축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옥션은 이들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할 수도 있지만, 신규 경쟁자 때문에 영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

◇ 회원수 늘리기와 함께 신기술 확보에도 주력해야〓옥션의 약점 중 하나는 시장 선도적 위치를 확고하게 할 핵심 역량이 아직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3월말 기준 85만명에 달하는 회원 수는 중요한 자산임에는 틀림없으나 회원 수 1천만명이 넘는 미국의 e-Bay처럼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옥션은 시너지 경매.1천원 경매.이삿짐 경매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잇따라 도입함으로써 후발 업체와의 거리를 넓히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정적 우위를 보장하기 어려운 만큼 대리경매 로봇 등 신기술의 도입도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회원수 2백만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평가에 참여하신 분>〓이광훈.권남훈(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종욱(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 마케팅협력단 단장), 강창희(현대투자신탁운용 연구소 연구위원), 이광형(한국과학기술원 교수), 김승재(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전무), 김영찬(메리디안 창업투자 대표), 김동렬(한국소프트창업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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