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뮤직 '돈되는 장사' 너도나도 뛰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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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뮤직매치 엔지니어들이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AP]

국내든 해외든 인터넷 유료 음악판매 서비스에 뛰어들지 않으면 팔불출(八不出)소리를 들을 판이다. 최근 국내에선 벅스뮤직이 유료화를 선언한 데 이어 해외에서는 야후가 가세하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줄지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인 미국의 야후는 14일(현지시간) "디지털 음악으로 옮겨가고 있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뮤직매치를 1억6000만달러에 매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1997년 설립된 뮤직매치는 음악파일관리 소프트웨어인 주크박스 등을 내놓은 디지털 음악 전문회사다. 야후의 최고경영자 테리 시멜은 "우리는 앞으로 인터넷 음악서비스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 유료 음악판매 사업은 지난해 4월 애플컴퓨터가 처음 시작한 이후 리얼 네트웍스.냅스터.마이크로소프트(MS).델컴퓨터.월마트.스타벅스.게이트웨이 등 유수의 기업들이 잇따라 참가했다.

지난 7월엔 최대의 인터넷 경매회사 이베이가 여기서도 경매가 통하는지 6개월 시한으로 시험시장을 가동했다. 일본의 소니도 최근 소니커넥트란 온라인 음악서비스 회사를 출범시켰다.

이런 사이트를 통해 한 곡 다운받는 데 드는 비용은 대부분 99센트(약 1150원)이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곧 가격파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재 전 세계 합법적인 온라인 음악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애플컴퓨터의 점유율이 앞으로 얼마나 낮아질지도 관심거리다.

메이저 음반사들이 불법 다운로드에 강력한 소송으로 대응하면서 자리 잡기 시작한 유료 음악판매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수수료를 따먹는 장사다. 저작권을 가진 음반사와 계약을 통해 많은 노래만 확보해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이 노래를 다운받으면서 돈을 내면 음반사와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가지면 된다. 장사가 안 돼도 별로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에 유명세를 앞세운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음악시장이 이같이 번창하면서 기존의 음반 및 CD 장사는 더욱 안될 것이 틀림없다. 미국의 대형 음반판매 체인점인 타워레코드가 지난 2월 도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인터넷 음악시장의 유료화 바람은'인터넷은 공짜'라는 네티즌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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