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국회 세대교체 가속화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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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6대 국회의 '간판' 이 바뀐다.

정치권의 거물로 버텨온 4.19세대가 퇴조하고 중진 다선(多選)의원들이 줄줄이 자의, 또는 타의로 정치의 전면에서 사라지고 있다. 대신 이들이 떠나간 자리는 30~40년 전 이들이 등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란 이름 아래 신진 정치세력들이 채워가고 있다.

2000년 첫 선거인 16대 총선이 만들어낸 '주연배우 교체' 라는 드라마는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 김윤환(金潤煥)탈락〓노태우.YS정권의 킹메이커로 자임해왔던 허주(虛舟.빈배.김윤환 아호.얼굴)의 몰락은 TK(대구.경북)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TK지역은 훌쩍 10년 이상을 뛰어넘어 강재섭(姜在涉).박근혜(朴槿惠)의원 등 40~50대로 간판이 뒤바뀔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다 6공의 황태자라는 박철언(朴哲彦)의원도 밀려났다.

◇ 4.19세대의 낙조(落照)〓1960년 4.19 당시 20대의 젊은 피였던 4.19세대는 7대.8대 총선 등을 통해 정치권의 신진세력으로 영입됐다. 그 뒤 차곡차곡 선수(選?를 늘려 정치권의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무대 뒤로 끌어내려지고 있다. 4.19세대의 대표주자인 신상우(辛相佑.7선).이기택(李基澤.7선.얼굴)후보는 한나라당 공천 탈락이란 쓴잔을 마신 뒤 민국당으로 나섰으나 낙선, 정치 마감위기에 놓였다. 李후보는 4.19세대의 간판이었다.

특히 이들과 맞선 경쟁후보들은 하나같이 정치권의 신진세력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에서 곤혹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최형우(崔炯佑.6선)의원도 15대 대선가도에서 병으로 쓰러져 사실상 정치인생을 마감했고, 4.19당시 부산대학생회장을 지낸 김정수(金正秀.6선)의원은 이번에 출마를 포기했다.

◇ 세대교체에 밀리는 중진들〓15대 국회의 4선 이상 의원은 모두 46명. 이들 중 황낙주(黃珞周).김수한(金守漢)전 국회의장 등 17명이 공천 탈락 또는 자의반 타의반 정계은퇴(2명은 사망)로 16대 총선 출마가 좌절됐다.

우여곡절 끝에 출마했더라도 오세응(吳世應.7선), 김윤환.서석재(徐錫宰).김상현(金相賢).김봉호(金琫鎬.이상 5선)의원 등이 신인 벽에 부닥쳐 줄줄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게다가 김봉호.김상현.서석재 의원 등 중진 대부분은 본선에 나서기 전부터 시민단체의 낙천대상 명단에 올라 이중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들의 퇴조로 16대 국회는 간판급이 대폭 물갈이될 전망이다. 5선 이상 25명 중 16대 국회 재진입이 확실시되는 사람은 단 4명(4명은 막판 경합중)에 불과하다. 박찬종(朴燦鍾)후보도 낙마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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