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학여행 철을 맞아 비슷한 시기, 일정한 곳에 수천명씩 몰리는 구태의연한 수학여행 패턴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생태보전시민모임(대표 李景宰 서울시립대 교수)은 최근 '국립공원에서의 수학여행 행태분석 및 자연 친화적인 수학여행 모델 제안' 보고서를 통해 수학여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공원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서울시내 고교생은 모두 2백74개교에 12만4천1백여명.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백39개교(50.7%) 7만5천4백여명(60.8%)이 경주국립공원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설악산은 59개교 2만4천여명으로 서울시내 전체 고교생의 80%가 2개 국립공원에 몰렸다.
시기별로도 4월(33.6%).5월(25.7%).10월(14.8%) 석달 동안에 74.1%가 집중된 반면 7~8월은 두달을 합쳐 1.4%에 불과했다. 12월~2월에는 한 곳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성심여고는 지난해 7월 1, 2학년 8백명이 역사탐방.자연체험.제작활동 등 15가지 주제별로 나눠 소규모 단위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역사탐방에는 '백제문화답사' '하회마을에서의 사흘' '갑오농민전쟁과 문학' 등이 포함됐다. 현장학습 대상지를 선정할 때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교사가 사전답사를 했다.
이 학교 3학년 하진경양은 "중학교 때는 전교생이 국립공원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그러나 1학년 때 '백제로의 수학여행' 을 갔을 때는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어 좋았고 2학년 때 '한강 탐사' 는 선생님.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 인상깊었다" 고 말했다.
시민모임의 여진구(呂鎭九)사무국장은 "수학여행이 진정한 수학(修學)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분명한 여행 목적을 세우고 걸맞은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 며 "관련 정부 부처나 학교.학부모.시민단체.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대안마련에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