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사무관 이선호씨, 정치인 청탁 해결사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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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병역비리 합동수사반(공동본부장 李承玖 서울지검특수1부장.徐泳得 국방부 검찰부장)은 29일 병무청 기획담당관실 사무관으로 국회 연락업무를 담당해온 李선호(57)씨를 제3자 뇌물 교부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20년 동안 국회 연락업무를 맡아오며 국회의원 보좌관 등의 병무 청탁을 해결해 준 의혹을 받고 있는 李씨가 구속됨에 따라 전.현직 국회의원 아들의 병역면제 비리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李씨는 1996년 10월 서울지방병무청 신체검사장 징병보좌관 河중홍(52.구속)씨에게 "병역의무자 2명의 면제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군의관에게 돈을 전해달라" 며 1천5백만원을 전달한 혐의다.

합수반 관계자는 "李씨가 20년 가까이 국회를 출입하며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들의 병무민원을 도맡아 해결해 줬다는 정황증거를 포착했다" 며 "그러나 李씨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부터 용돈을 받아 쓴 사실만 인정할 뿐 병역면제를 청탁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합수반은 이날 정치인 아들 5명을 소환, 지금까지 조사대상자 31명 가운데 18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합수반과 별도로 서울지검 특수1부도 이날 아들의 병역면제를 청탁하며 병무청 직원에게 5백만원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교부)로 모 기업체 사장 文모(53)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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