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신자초등교 코앞 고층아파트 건설놓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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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초등학교 부지 남쪽에 고층 아파트 신축이 추진되자 학부모와 학교측이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로 교육환경이 크게 훼손된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논란이 생긴 곳은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신자초등 주변.

1982년 한강변을 끼고 강변북로 바로 옆에 설립된 이 학교는 36학급에 전교생이 1천2백여명이다. 인근 아파트 신축붐에 따라 매년 학생수가 늘고 있는 이 학교의 운동장은 다른 초등학교와 달리 남북방향 폭이 30여m로 아주 좁다.

최근 이 학교 남쪽 1천여평에 있는 연립 및 단독주택 30여 가구를 헐고 15층짜리 아파트 85가구를 짓기 위한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재건축 계획을 접한 학부모들이 즉각 광진구청과 성동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선 것. 학부모 대표 최은희(崔恩熙.37)씨는 "학교건물과 아파트 재건축 예정부지 사이의 거리가 불과 30m밖에 안돼 고층 아파트에 가려 일조량이 크게 부족해지고 한강쪽의 조망권도 침해받는다" 고 주장했다.

신자초등교 관계자는 "3년전 학교부지 남서쪽에 15층 짜리 S빌라트가 들어선뒤부터 학교건물과 운동장에 그늘이 져 학생들의 체육수업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며 "남쪽에 고층 아파트가 또 지어질 경우 교육환경은 더 악화될게 뻔하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측은 최근 학부모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부모와 학교측의 의견을 감안해 서쪽 동의 층수를 9층 정도로 낮출 수는 있어도 동쪽 동은 15층 이하로 지으면 사업성이 떨어져 어렵다" 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광진구 관계자는 "한강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경관을 해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며 "특히 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을 저해할 여지가 있다면 사전에 충분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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