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에게 신장 기증한 공군 장병 김준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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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홀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한 공군 장병이 있다.

공군 제 18전투비행단에서 복무중인 김준호(金俊浩.21)상병이 그 주인공. 金상병은 1997년 5월 만성 신부전증 판정을 받은 이후 통원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워 온 홀어머니 강덕현(姜德賢.47)씨에게 27일 신장을 이식시켜 줌으로써 효행을 몸소 실천했다.

"98년 아버지가 신장암으로 돌아가신 후 두 형제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에게 새 삶을 열어 줄 수 있게 돼 기쁘다. 신장을 빨리 드리지 못한 게 부끄러울 뿐입니다. "

지난해 11월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신장 이식을 결심한 金상병은 3차례에 걸친 사전 검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5천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수술을 미뤄왔다.

그러나 이들 모자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한국심장재단에서 수술비 전액을 부담해 줘 마침내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金상병 돕기에 군부대 동료들도 발벗고 나섰다. 현재까지 5백여만원의 성금을 모금했다.

또 1백여장의 헌혈증을 전달하는가 하면 릴레이식 '사랑의 편지' 로 이들의 가족에 용기를 북돋워 줬다.

제18전투비행단은 모금된 성금을 金상병과 어머니 姜씨가 깨어나는 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수술에 앞서 어머니 병실을 찾은 金상병은 "이제야 효도를 한 것같다" 며 "군동료와 주위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제대 후에 어머니를 모시고 훌륭한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 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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